더러운 돈… 1달러 지폐서 세균·곰팡이 등 유전자 3000여종 검출

입력 2014-04-21 02:30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에서 각종 박테리아와 세균이 검출되는 등 오염이 심각하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 연구진이 최근 1달러짜리 지폐 80장에 서식하는 생물체의 유전자를 전수 검사한 결과 각종 박테리아와 세균, 곰팡이, 꽃가루, 동물 분비물 등 무려 3000여종이나 되는 유전자가 검출됐다.

가장 흔한 오염물은 여드름을 유발하는 세균이었다. 위염과 폐렴,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 유발균도 검출됐다. 특히 일부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우려를 더했다.

기존 지폐 오염연구가 100여종의 미생물을 발견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지폐 오염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WSJ는 전했다. 지폐에 붙은 미생물의 DNA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연구했더니 과거 현미경을 통해 확인한 100여종의 미생물보다 훨씬 많은 세균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뉴욕대 연구진은 3000여종의 유전자 가운데 인간 관련 유전자는 분석이 가능했지만 비인간 유전자는 20%만이 판독 가능했다고 밝혔다.

제인 칼튼 박사는 “미생물이 단순히 지폐에 묻어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폐에서 자라고 있었다”며 “우리도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종이와 면으로 만들어진 지폐는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미생물이 서식하기 좋다. 더욱이 사람들이 지폐를 넣은 지갑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 때문에 미생물이 자라기 적합한 온도와 환경이 조성된다. 미국 달러화의 경우 매년 1500억장의 지폐가 새로 유통되며 평균 수명이 21개월 정도다.

반면 캐나다 등에서 유통 중인 플라스틱 재질의 돈은 물을 흡수하지 않아 미생물 오염도가 낮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캐나다 부탄 등 일부 국가는 최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지폐를 선보이고 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