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이동국-용병 몰리나 ‘몸값 투톱’… 프로축구 선수 연봉 공개

입력 2014-04-18 03:10


2014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선수 연봉 총액은 754억62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일부 구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 구단 연봉 총액 공개에 이어 올해는 K리그 클래식(11개팀·상무 제외)과 챌린지(9개팀·경찰청 제외) 구단 소속 선수들의 연봉을 추산해 17일 공개했다.

구단별로는 전북 현대가 1인당 평균 3억37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였던 수원 삼성이 2억9000만원으로 2위로 내려왔다. 울산 현대(2억3300만원)와 FC서울(2억14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선수 평균 연봉이 가장 적은 팀은 경남FC(1억700만원)였다.

K리그 클래식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93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클래식 소속 국내 선수 연봉 총액은 576억8700만원으로 평균 1억6300만원이다. 지난 시즌의 1억4600만원보다 1700만원 늘어난 수준이다. 외국인 선수의 연봉 총액은 177억7500만원으로 1인당 4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로는 이동국(전북)이 연봉 11억14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10억7000만원의 김신욱(울산)과 8억3200만원의 김두현(수원)이 2, 3위였다. 외국인 선수로는 몰리나(서울)가 13억2400만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레오나르도(전북·11억8500만원) 제파로프(성남·11억1600만원)가 뒤를 이었다. 2부리그인 챌린지의 연봉 총액은 145억2100만원, 선수 평균 5000만원이었다.

‘연봉킹’ 기준으로 보면 프로축구는 4대 프로스포츠 중 프로야구에 이어 2위였지만 평균 연봉은 가장 많았다. 프로야구 연봉은 김태균(한화)이 15억원으로 1위, 강민호(롯데)가 10억원으로 2위이고 개막 엔트리 평균 연봉은 1억7648만원이다. 프로농구에서는 창원 LG의 문태종이 2013∼2014시즌 6억8000만원으로 1위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베일에 가려있던 선수들 몸값이 지난해부터 공개되면서 프로축구계에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일부 기업 구단들은 모기업의 투자 축소로 이어져 선수 유지와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특히 중국 프로축구시장이 급팽창하면서 K리그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중국 구단으로 연쇄 이동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구단은 ‘스타 없이 관중 없다’는 논리로 프로연맹의 연봉 공개를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연맹은 ‘선수 연봉 비공개’와 ‘부정확한 관중 집계’가 K리그 발전을 저해하는 2대 요소라고 지목하고 체질 개선을 위해 연봉 공개를 강행하고 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의 연봉과 이적료가 치솟으면서 구단 예산에서 선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기형적 구조가 되풀이 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K리그 자체가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