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개혁공천 갈등 커지는데 투톱 리더십 안보이고… ‘거꾸로 가는’ 새정치 도로 민주당되나

입력 2014-04-17 03:08

새정치민주연합이 6·4지방선거 공천 문제의 늪에 빠져 ‘도로 민주당’ 입구까지 갔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무공천 논란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지도부가 꺼낸 ‘개혁공천’ 카드가 당내 갈등만 노출시킨 데다 이를 수습해야 할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도 결단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균환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연합이 다시 국민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정작 우리 본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대단히 안타깝다”며 “공천 과정이 국민한테 또 실망을 줄 위기를 맞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아직 광주시장과 전남·북 도지사 등 3곳의 공천 룰을 확정하지 못했다. 당 공천위원회가 호남 지역 공천 방식에 대한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했지만 논란이 제기되면서 최종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무공천 터널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지도부는 개혁공천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곧바로 당내 반발에 부닥쳤다. 광주 지역 현역 의원 5명이 윤장현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다른 광주시장 후보들은 경선 보이콧, 탈당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전략공천을 바라지 않는다”며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히며 정면 승부를 공언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도부의 한 핵심 의원은 “계파가 전혀 다른 광주 의원들이 논란을 무릅쓰고 윤 후보를 지지한 것은 일종의 ‘용단’인데 두 대표가 이를 전혀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초선거 공천 권한을 누가 갖느냐를 두고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와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거친 언쟁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다. 여기에다 노웅래 사무총장 명의로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 ‘현역 의원은 위원 총수의 3분의 1을 넘지 말도록 하라’는 취지의 공문이 발송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도부 대 시·도당’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창당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전국 1203명, 95%신뢰수준, 표본오차 ±2.8%, 응답률 17%)에서는 26%까지 내려갔다.

새정치연합은 국정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북한 무인기 추락 등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지만 당내 공천 논란으로 뚜렷한 전선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와 대선주자들을 내세운 이른바 ‘무지개 선대위’도 지난 11일 첫 회의 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공천 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선대위 체제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내 경선은 시작조차 못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