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블로거에 혈세로 홍보비 퍼준 농식품부
입력 2014-04-15 03:27
농림축산식품부가 파워블로거들에게 대가를 주고 식품을 홍보하는 계획을 세워 물의를 빚고 있다. 농식품부는 14일 ‘숨겨진 보물을 소개합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 우수제품 상품설명회’를 15∼18일 서울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aT)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 바이어 25명을 초청하면서 동시에 식품 분야 파워블로거 20명도 참여해 온라인 홍보를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국가 예산으로 파워블로거 20명에게 홍보비 명목으로 각 3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aT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파워블로거를 이용한 농공상융합형 제품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며 “블로거 개인당 각 4개 제품을 의무적으로 자기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파워블로거를 이용한 전형적인 불공정행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파워블로거가 대가를 받고 카페나 블로그 등에 추천 글을 쓰고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기만적 표시광고행위로 보고 광고주를 엄중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런 방식으로 홍보를 진행할 계획을 세워놓은 것이다. 1년 전 관련 블로그를 확인한 결과 블로거들은 농식품부로부터 평가 명목으로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 없이 모든 제품에 대해 호의적인 글을 남겼다.
공정위 관계자는 “광고주가 기업 아닌 정부로 바뀌었을 뿐 전형적인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판로를 찾기 어려운 중소기업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위법 지적에 따라 광고라는 점을 명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