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사랑 나눔 NGO 기부 앱… 사랑 실천 누르면 OK!

입력 2014-03-31 02:28


스마트폰이 기부와 후원 문화를 바꾸고 있다. 후원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접속해 후원 아동이나 해당 국가의 새로운 소식을 확인한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나눔을 확산시킨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기부를 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앱으로 후원 연결

굿네이버스는 14개의 앱을 개발했다. ‘NGO가 처음으로 만든 기부 앱’이라는 굿네이버스 앱은 후원자가 결연된 어린이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매달 후원이 필요한 어린이의 사연을 업데이트한다. 방글라데시의 12살 소년가장 아리프에게 편지를 보내는 ‘희망편지쓰기대회’를 위해 이번 달 새로운 앱도 내놨다. 앱으로 편지를 쓰면 우수자를 뽑아 현지 여행도 보내준다. 또 앱으로 희망비행기 날리기 게임을 하면 게임을 한 만큼 포인트가 쌓여 기부로 이어진다.

기아대책의 ‘VOC-TV’는 구호 현장에서 보내온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다. 기아봉사단원이 현장의 최신 소식을 전해주고, 기아대책에서 만든 나눔 관련 뉴스와 홍보대사들의 영상 메시지도 볼 수 있다.

해비타트는 수원 춘천 대전 등 희망의 집짓기를 하는 현장의 소식을 알려주는 앱을 개발했다.

컴패션 앱은 후원자와 후원 아동을 연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자신이 결연한 아동의 사진은 물론 최근에 보내온 편지를 원본 그대로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고 답장도 보낼 수 있다. 또 컴패션의 다양한 이벤트나 후원이 필요한 어린이의 소식을 소셜네트워크로 알릴 수 있는 기능도 들어 있다.

유니세프 앱도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후원자들이 자신의 후원 현황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후원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캐릭터를 이용해 자신이 걷거나 운동을 한 만큼 적립금을 쌓아 후원금으로 전달하는 기능도 있다. 또 위치추적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주변에 있는 유니세프 후원자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재미있는 기능도 있다.

게임도 하고 기부도 하고

스마트폰의 특징을 살려 기발한 아이디어를 기부와 접목시킨 앱들도 있다. 월드비전의 ‘마이키즈’ 앱은 얼굴 사진을 찍으면 자신과 닮은 제3세계 어린이를 찾아준다. 닮은꼴 연예인을 찾아주는 인기앱의 아이디어를 재미있게 활용한 사례다.

기아대책 ‘라이브 배경화면’ 앱은 사진작가들이 기아대책 구호 현장에서 찍은 아름다운 사진을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고, 후원까지 연결해주는 기능을 갖췄다. 마음까지 밝아지는 사진이 수시로 바뀌며 기아대책의 활동상을 전해준다.

굿네이버스는 자신의 성향에 알맞은 기부 캠페인을 알아볼 수 있는 ‘기부성향 테스트’ 앱과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습관을 점검하며 생활비를 절약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주는 ‘30일의 약속’ 앱을 만들었다.

게임을 즐기면서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1석2조의 앱들도 있다. 나무를 심어 키우는 스마트폰 시뮬레이션게임 ‘트리플래닛’은 게임 속에서 나무를 심으면 월드비전을 통해 실제로 숲이 필요한 나라에 나무를 기부한다. 지난해에는 브룬디에 과실수를 심었고, 올해는 식목일에 출시되는 ‘트리플래닛3’으로 인도에 나무를 기증할 예정이다. 인기 모바일 게임 애니팡과 포코팡을 기독교적으로 변용한 ‘지저스팡’도 수익금의 일부를 월드비전에 후원한다.

굿앱스제작소가 세이브더칠드런을 위해 제작한 ‘말라리아 퇴치’ 게임앱은 지금도 30초마다 1명의 어린이들을 숨지게 만드는 말라리아 질병에 대해 배우고 예방과 퇴치 방법까지 알 수 있는 앱이다. 각 스테이지마다 아기들에게 모기장을 설치하거나 말라리아 모기를 향해 약을 뿌려 병을 막고 필요한 약품을 전달할 수 있다. 또 세이브더칠드런의 모바일웹 페이지와 연결해 직접 후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기부톡’ ‘기부타임’ 같은 앱들은 기업의 마케팅과 기부를 연결해 별도의 부담 없이 NGO를 후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특한 앱이다. 기부톡은 전화통화를 통해 세이브더칠드런 어린이재단 등 NGO나 후원 프로젝트를 선택하면 광고에 동참한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NGO에 기부하도록 연결해주는 앱이다. 기부타임은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면 역시 기업이 광고비만큼 NGO에 후원을 할 수 있는 앱이다. 푼돈이라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기부타임은 지난해 1억원을 모금해 NGO들에 전달했다. ‘앤젤터치’는 광고를 본 만큼 국제구호개발NGO인 휴먼인러브에 기부금이 전달되고 이용자에게는 봉사활동 인증까지 제공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기부와 나눔은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좀 더 널리 이용되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아직은 실제 기부로 이어지기보다는 홍보 효과를 기대하는 측면이 더 크다. 한 NGO가 만든 앱은 이용자가 적어 유지비가 더 많이 든다는 이유로 사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용에 불편한 점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고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용을 따로 개발해야 하는 앱 형태보다는 인터넷으로 접속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웹 방식의 서비스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월드비전은 안드로이드용으로만 출시된 마이키즈 앱을 다음 달 중으로 모바일웹으로 전환해 스마트폰 기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과 닮은 어린이를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간편하게 후원과 기부를 연결한다’는 취지가 왜곡된 형태로 비쳐질 위험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후원 어린이를 검색하거나, 기업의 마케팅 비용으로 기부를 하는 것이 자칫하면 나눔과 섬김의 본질을 가릴 수 있다. 스마트폰의 간편함이나 효율성은 기부와 나눔의 기회를 더 쉽게 연결하는 출발점일 뿐,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희생할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은 앱만으로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