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기선제압…프로배구 PO 1차전서 대한항공에 완승

입력 2014-03-22 03:38

블로킹은 배구의 주요 승부 요소다. 상대 스파이크의 강도를 줄여 유효 블로킹을 잡아내면 반격이 가능하고, 블로킹으로 득점을 내면 사실상 2점을 얻은 것과 같은 효과다.

현대캐피탈이 배구 명가가 오랫동안 군림할 수 있었던 것은 블로킹에 관한 한 최고의 팀이었기 때문이다.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1차전 현대캐피탈-대한항공의 경기는 블로킹에서 승부가 갈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에 잇달아 패해 절치부심했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대한항공에 4승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정규리그에서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에서 대한항공에 우위를 보인 반면 대한항공은 서브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팽팽할 것으로 예상됐던 승부는 대한항공의 주공격수이자 팀 내 블로킹 2위 신영수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현대캐피탈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최종 승부는 ‘콜롬비아 특급’ 아가메즈가 28점을 올리며 맹활약한 현대캐피탈의 3대 0(25-19 25-21 25-23) 완승. 현대캐피탈은 23일 2차전인 인천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삼성화재와 일전을 펼치게 된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확률은 무려 88.9%에 달한다.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이 불을 뿜었다. 초반 세터 권영민의 블로킹으로 6-3의 리드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서만 블로킹 수 5-2로 앞서며 상대의 기를 죽였다. 2세트 7-7에서 아가메즈가 상대 주포 마이클(쿠바)의 강타를 블로킹하며 승기를 잡았고 후반에는 윤봉우의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윤봉우가 무려 4개의 블로킹득점을 올린 현대캐피탈은 블로킹수 8-4로 상대를 제압했다.

공격에서는 아가메즈의 활약이 절정에 달했다. 1세트에서 무려 72.72%의 공격성공률로 8점을 올린 아가메즈는 2세트에서도 11점을 추가하며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책임졌다.

아가메즈는 승부를 알수 없던 3세트 23-23에서 두 차례의 강서브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대한항공은 마이클(25점)의 공격력이 3세트에서 살아났지만 신영수 대신 나온 정지석이 3점에 그치는 등 공격력에서 현대캐피탈에 크게 뒤졌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