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 외환은행장 反하나금융그룹 정서 시각차

입력 2014-03-22 02:29


“하나금융그룹 가족이 된 지 2년이 넘었다. 직원들이 정서적으로 반대하는 분위기는 어느 정도 없어졌다.”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은 21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행장은 ‘하나금융 가족’이란 표현을 반복하며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하루 전 퇴임한 윤용로 전 행장의 이임사는 김 행장과 다른 뉘앙스다. 관료 출신으로 하나금융에서 외환은행으로 내려 보낸 윤 전 행장은 “하나은행을 더 이상 내부의 경쟁자로만 감성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다”고 말했다. 통합과 관련, 여전히 남아있는 외환은행의 반(反)하나은행 감정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이런 상반된 시각은 서로의 입장차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윤 전 행장은 ‘외환은의 5년 독립 경영’ 원칙을 고수했지만 자신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외환은행 구성원들의 협조를 받지 못한 채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32년 ‘외환은행맨’인 김 행장의 입장은 다르다. 일단 내부 반발이 작은 만큼 양측의 융합이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줄 경우 통합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하나금융의 한 임원은 “김 행장은 통합에 여전히 거부감이 심한 외환 노조와의 갈등을 해결할 ‘형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전 행장과 갈등 관계였던 외환노조는 김 행장 선임에 대해 지켜보겠단 입장을 보였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