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여성CEO 열전] ⑩ 베스트 셀러 작가, 황인경 아이넴 회장

입력 2014-03-20 02:16


“소설-사업 모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위한 것”

황인경(58·여) ㈜아이넴 회장은 경영인보다는 소설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2년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목민심서’를 써 600만부 이상이 판매됐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황 회장을 만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뒤 갖게 된 기독교 신앙과 하나님 나라를 넓히기 위해 뛰어든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 회장은 인터뷰 내내 ‘하나님’ ‘기도’ ‘말씀’ ‘비전’ 등 자신의 신앙을 확신하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이나 구상하고 있는 소설에 대한 얘기도 결국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로 끝맺었다.

자체 기술을 개발해 원자력발전소용 고무 패킹 등을 생산, 판매하는 아이넴에 대해 물었을 때 대답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넴은 현재 다른 곳에선 복제할 수도 없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7년여 연구 끝에 초고온에서도 변질되지 않게 하는 생산 기술을 갖게 됐죠. 물론 이 지혜는 하나님이 주셨다고 믿습니다.”

2011년부터 아이넴에서 일하기 시작한 그는 “김현섭 아이넴 대표를 비롯한 직원 대부분이 교회에 다니고 있어 서로 불편함 없이 회사생활과 신앙생활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최근 아이넴의 기술력을 국내외 기업들에 알려 사업을 확장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목민심서’를 쓸 때만 해도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 1997년 잠시 미국에 머무를 때 현지 한인교회에 처음 출석했다. 주변의 권유도 없었는데 교회로 발길이 이끌렸다고 한다. 그는 “모태신앙의 천주교인으로 유아 영세까지 받았는데 하나님께서 서서히 저를 교회에 나오도록 인도해 주셨다”고 말했다.

처음 교회에 나왔을 때를 그는 선명하게 기억했다. “집 근처에 있는 성도가 7명뿐인 한인교회에 가게 됐는데 교회 문지방을 넘어서는 순간 감전된 것처럼 눈물을 쏟았어요. 너무 눈물이 나오고 힘이 빠져서 의자에 앉지도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무릎 꿇리시고 ‘내가 너를 불렀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어요.”

그는 교회 문을 나와 100일 가까이 제대로 잠을 못 이루고 무릎 꿇고 기도를 드렸다고 했다. 기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모든 나쁜 것들을 제 안에서 끊어주시고 하나님의 자랑스러운 딸이 되게 해 주세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까 하나님께서는 저를 사용하시려고 먼저 소설가로 만드신 것 같아요. 소설가하고는 별로 관련 없는 가정학을 전공했는데 베스트셀러 소설을 쓰게 하신 뒤 교회에 나오도록 해 주셨습니다.”

신앙을 갖기 전에는 하나님의 뜻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호기심 많은 아들의 질문에 답하려고 도서관에서 백과사전과 관련 서적 등을 뒤져보다 자료를 수집하는 습관이 생겼고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민심서’를 썼다. 훌륭한 사람의 이야기를 역사소설로 써서 읽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7년간 역사 자료를 뒤지며 집필했고 3년간 퇴고해 소설을 완성했다.

신앙을 갖게 된 뒤 황 회장은 자신이나 가족을 위한 기도 대신 “더욱 좋은 소설을 쓸 수 있게 해 달라”는 기도를 했다. 그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하나님을 설명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소설을 써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책이 되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크리스천이 된 뒤 세상적인 유혹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는 데 온전히 내가 쓰임 받아야 한다는 믿음이 저절로 생겼다”고 한다. 아이넴에서 일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명예를 위한 것은 전혀 없다”며 “소설을 써서 얻게 되는 물질도 있지만 기업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데 더 크게 헌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아프리카사랑재단 이사장을 맡아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음식을 나누는 사역을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들을 돕는 단체인 다행월드코리아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 역시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한 사역”이라며 “이제야 제 기도의 분량이 찼다고 생각하시는지 하나님께서 여러 일을 저에게 맡겨주셨다”고 감사해했다.

그의 일과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난다.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나 혼자 새벽기도를 드린 뒤 업무를 보는 중에도 수시로 사무실에서 두 손 모으고 기도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가족이 모두 모여 가정예배를 드린다.

10여년 전 물질로 큰 고통을 받았을 때도 기도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황 회장은 “물질의 십일조만 생각해선 안 된다”며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더 하나님 안에서 기도하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묵상하는 성경말씀이라며 빌립보서 4장 6절을 암송했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황인경 회장

△1956년 서울 출생 △‘목민심서’를 쓴 소설가 △다행월드코리아 회장 △아프리카사랑재단 이사장 △파독광부간호사협회 후원회장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