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소동 주범은 건망증… 강남구청역서 60대 남성 친지 유품 든 가방 두고 가

입력 2014-03-19 03:30

서울 지하철 분당선 강남구청역에서 17일 ‘폭발물 소동’을 일으켰던 여행용 가방은 60대 남성이 건망증 때문에 깜빡 잊고 승강장에 두고 간 작은아버지의 유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유모(65)씨는 최근 사망한 작은아버지의 유품을 챙기러 17일 경기도 용인의 작은어머니 집에 찾아갔다. 가방에 작은아버지의 양복과 옷가지를 담은 유씨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강남구청역 승강장 의자 옆에 가방을 놓아둔 채 7호선 환승 장소로 이동했다.

경찰은 오후 1시45분쯤 유씨가 승강장에 가방을 내려놓는 모습을 CCTV 화면을 통해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씨는 경찰에서 “평소 건망증이 심해 지하철 등에 물건을 잘 두고 내린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성이 없어 유씨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군, 소방당국은 17일 오후 2시간40여분간 강남구청역을 봉쇄하고 폭발물로 의심되는 가방의 해체 작업을 벌였다. 엑스레이 투시기로 본 가방 속 옷걸이의 휘어진 부분을 뇌관으로 잘못 판독해 ‘진짜 폭발물’로 오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