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매출 뚝… 비상경영 돌입

입력 2014-03-19 02:35


대형마트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의무휴업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마트 3사는 특히 매출 하락으로 고용을 축소하거나 마케팅 등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줄이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최근 비상경영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노병용 사장은 지난주 임원회의에서 “규제 여파로 실적이 악화돼 회사 사정이 심각하다”며 “전사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지난 1∼2월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하락했다는 전략지원본부의 보고를 받았다. 지원본부는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와 예산 및 투자 재검토 등 3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신규 인력을 뽑는 대신 영업 현장에 본사 인력 10%를 배치했고 예산도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기존에 해당 부서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던 예산도 윗선에서 품계를 받아 처리키로 했다. 투자도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행을 보류할 방침이다. 노 사장은 19일에는 점장급 직원까지 참석하는 정례회의 자리에서 재차 위기 상황을 전파할 계획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위기 상황 대응에 착수했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 6개 매장을 새로 열어 신규 채용은 지난해 3000여명보다 늘지만, 마케팅 비용과 판촉활동 비용 등은 효율성을 검토해 불필요한 투자비용은 대폭 줄여나갈 예정이다.

홈플러스도 이면지 사용, 퇴근 시 컴퓨터 끄기, 식사시간 소등 등 절전 운동과 정시 퇴근을 진행하고 있다. 물류는 이동 동선을 최적화했다. 점포에서도 통신회선을 축소하고 전기와 프린터 사용을 자제하는 등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긴축에 나선 까닭은 지난해 의무휴업 여파로 매출이 눈에 띄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국내 매출이 전년 대비 3.5% 감소했고 롯데마트도 전년보다 0.1% 줄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4.8%나 감소했다. 이들 3사의 지난해 매출 감소액은 모두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는 고용축소로 이어졌다.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에 따르면 의무휴업일을 시행하고 1년간 대형마트 3사에서 7000명의 일자리가 줄었다.

올해 대형마트의 시장 상황은 더 안 좋을 것으로 보인다. 일요일에 쉬었던 매장수가 지난해 전체 60%였던 것에서 올해 80%까지 늘어났다. 게다가 서울시는 지난 14일 서울 소재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자정∼오전 8시)을 2시간 더 늘려 오전 10시까지로 하는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공포했다.

한편 마트들은 판매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마련했다. 롯데마트(19일∼4월 16일)와 홈플러스(20∼26일)는 창립행사 등에 맞춰 최대 50%까지 싸게 판다. 이마트도 지난 13일부터 1주일간 할인 행사를 갖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