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마포대교 출동!… ‘어벤져스 2’ 한국 담는다
입력 2014-03-19 02:31
세계 영화계 시선이 그간 영화시장의 변방이었던 한국에 쏠리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의 속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 2’)의 한국 로케이션이 확정됐으며 여타 영화들의 한국 촬영 문의도 잇따르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서는 거물급 할리우드 스타의 내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영화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한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아이언맨이 마포대교에?=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는 ‘어벤져스 2’의 한국 촬영을 앞두고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 기관들이 영화 제작사인 미국 마블 프로덕션에 각종 촬영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이었다. 미첼 벨 마블 프로덕션 부사장은 “(연출을 맡은) 조스 웨던 감독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며 “한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들에서 한국은 분단과 전쟁의 나라였다. 하지만 ‘어벤져스 2’에서는 다르다. 한국은 정보기술(IT) 산업 등이 발달한 ‘긍정적인’ 이미지의 국가로 그려진다. 한국에서 촬영되는 분량은 전체 영화 상영시간 2시간 중 20분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벤져스 2’ 촬영은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진행된다. 촬영 장소의 교통은 일부 또는 전면 통제된다.
‘어벤져스 2’의 한국 촬영이 가져올 경제적·문화적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영진위에 따르면 이 영화의 한국 촬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효과는 관광 수익 876억원을 포함해 총 1200억원이 넘는다. 한국 배우 수현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한국 스태프 120여명이 참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12년 개봉한 ‘어벤져스’는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블랙 위도(스칼릿 조핸슨)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등 이른바 ‘어벤져스 군단’의 모험담을 그려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세계적으로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국내에서는 관객 707만명을 모았다.
◇달라진 한국 영화시장의 위상=그동안 할리우드가 한국을 촬영지로 관심을 보인 적은 별로 없었다. 2011년 6월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촬영된 ‘본 레거시’ 정도가 거의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은 할리우드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영화관을 찾은 누적 관객 수가 2억명을 넘을 만큼 국내 영화시장이 급성장한 데다 ‘한류의 파워’도 무시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2012년 기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인도 독일에 이어 8번째로 큰 영화시장이다.
영진위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과거 우리나라는 할리우드가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촬영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로케이션을 문의하는 연락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변화엔 2011년부터 영진위가 시행 중인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는 해외 영화의 로케이션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촬영 제작비의 최대 30%를 보전해주고 있다.
한국 영화시장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톱스타들 방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브래드 피트 등 특급 스타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았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