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쏘나타 연비는 12.6㎞ 아닌 12.1㎞”… 현대차, 뒤늦게 수정 공지
입력 2014-03-18 03:39
현대자동차는 오는 24일 공식 출시할 신형 쏘나타(LF쏘나타)의 연비가 애초 밝힌 12.6㎞/ℓ가 아닌 12.1㎞/ℓ로 확정됐다고 수정 공지했다.
자체적으로 측정한 연비를 발표했다가 정부의 사전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자 뒤늦게 바로잡은 것이다. 차량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인 연비 문제로 말을 바꾼 것이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17일 “정부가 가솔린 모델의 신형 쏘나타2.0 자동변속기 모델의 연비를 12.1㎞/ℓ로 인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4일 미디어설명회에서는 해당 모델의 연비를 12.6㎞/ℓ로 소개했었다.
현대차는 각 언론매체에 사과문을 보내 “당일 현장에서 설명한 연비 수치는 연구소 자체 시험에서 나온 잠정 수치로 미인증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착오로 발표 자료에 잘못 삽입됐다”고 해명했다. 또 “초고장력 강판 확대 적용으로 무게가 45㎏ 늘었음에도 연비는 기존 쏘나타의 11.9㎞/ℓ보다 향상됐음을 강조하려 했다”며 “신중하지 못했던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당수 소비자가 현대차의 발표를 믿고 차를 사전 계약한 상황이어서 뒤늦은 조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LF쏘나타는 연비 등의 성능 향상 소식에 힘입어 지난 14일까지 1만3000대 이상이 계약됐다.
현대차의 연비 수정은 최근 정부의 연비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비 사전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연비 문제와 관련 집단소송을 당한 뒤다. 연비 사전검증 제도는 2010년 도입됐지만 그 전에는 유명무실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 측은 “소비자의 관심이 크고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차를 사전 검증할 수 있다”면서 “작년에는 신형 제네시스 등 4개 차종을 검증했는데 오차 범위를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LF쏘나타는 올해 첫 사전 검증 차량이다. 현대차는 연비 12.6㎞/ℓ을 신고했지만 공인시험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 시험에서는 연비 12.1㎞/ℓ이 나왔다. 사전검증에서 허락하는 오차 범위 3%를 넘었다.
이번 사태에서 정부의 역할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정부 검증이 아니었다면 많은 소비자가 연비가 부풀려진 차를 구매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했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그동안 사전검증 없이 판매된 차량의 경우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자동차 연비는 원칙적으로 업체의 측정을 인정하는 자가인증 제도를 따르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