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순회경선’ 과열·변질 우려… 방식 보완키로
입력 2014-03-18 03:32
새누리당이 6·4지방선거 경선 방식으로 서울·경기·부산에 한해 실시키로 했던 순회경선에 대해 과열·조직경선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다는 반론에 따라 방식을 보완키로 했다. 이에 따라 권역을 돌 때마다 투표함을 개봉해 경선 후보자 간 표차를 확인하는 방식은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의 이번 결정은 순회경선 도입을 놓고 반발하는 정몽준 의원을 배려하는 의미도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17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순회경선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만약 순회경선을 통해 후보자 간 표차가 드러날 경우 지고 있는 측에서 무리하게 역전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내대표는 “전국적으로 경선을 아무리 잘 치러도 실수 하나가 나와 ‘돈 선거’ ‘조직 선거’ 등의 비판이 제기되면 지방선거 전체 판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새누리당은 보완책 마련에 착수했다. 후보자들이 합동연설회 형식으로 권역을 순회하지만 투표는 후보자를 선출하는 날(서울 4월 25일, 경기 4월 24일, 부산 4월 22일)에 ‘원 샷’으로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또 순회경선 원칙에 따라 권역별로 투표를 하되 개표는 즉각 하지 않고 후보자 선출일에 투표함을 한꺼번에 여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이 방식들은 개표를 후보자 선출일에 실시해 경선 과정에서는 표차를 알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권역별로 후보자들이 돌면서도 투표함을 개봉하지 않는 게 과연 순회경선의 취지에 맞느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된 정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공식 출마선언 후 처음으로 만났다. 정 의원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6층에 있는 김 전 총리의 선거사무실을 방문했다. 공개 만남에서 두 사람은 “귀국 환영회 겸 소맥(소주와 맥주) 파티를 하자”는 등의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비공개 회동에선 순회경선 도입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 의원 측 이사철 전 의원이 순회경선의 폐단을 지적하며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김 전 총리 측 이성헌 전 의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좋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한편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관련, 서울 지역 여성 우선추천지역을 종로·용산·서초구 세 곳으로 최종 확정했다. 또 부산 지역은 중구, 대구 지역은 중구, 경기 지역은 과천·이천시를 각각 여성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윤해 권지혜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