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패럴림픽] 포기란 없다… 그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입력 2014-03-17 03:31


금메달보다 더 빛난 투혼이었다. 그들에게 스포츠는 절망을 이겨내는 힘이자, 다시 세상속으로 나갈 수 있도록 받쳐주는 ‘희망의 디딤돌’이었다. 태극전사들은 메달 없이 빈손으로 돌아오지만, 세계 무대에 우뚝선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금메달보다 진한 감동을 줬다.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16일 새벽 1시(한국시간) 소치의 해안클러스터에 있는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과 함께 막을 내렸다. 태극전사들은 기대한 휠체어컬링, 아이스슬레지하키, 알파인 스키의 양재림이 입상권에 진입하지 못하며 노메달에 그쳤다. 종합우승은 개최국 러시아(금30·은27·동22)가 차지했다.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 태극전사들은 “2018 평창패럴림픽에선 우리가 주인공이 되자”고 다짐했다. 한국 아이스슬레지하키(썰매하키) 대표팀은 B조 최하위에 그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불굴의 투혼으로 14일 스웨덴과의 7~8위전에서 2대 0으로 승리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 선수들은 승패가 이미 결정돼 골 득실차도 무의미했지만 버저비터를 노린 슈팅까지 때리며 끝까지 분전했다. 김익환 감독은 “정승환은 미국전에서 생긴 가슴 타박상 때문에 진통제 주사를 맞고 뛰었고, 김영성도 대상포진 때문에 심각한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10개국 중 9위(3승6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0 밴쿠버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 기대를 모았던 대표팀은 국제대회 경험 부족 탓에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지난 4년 동안 국제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다. 그저 4년 전 밴쿠버패럴림픽 멤버였던 강미숙과 김명진을 믿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대표팀의 세컨드 서순석은 “국제 경험이 없어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며 “경험 부족으로 초반에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아 고생했다”고 아쉬워했다.

알파인스키의 ‘베테랑’ 박종석(47)과 ‘신예’ 이치원(34)은 15일 열린 남자부 좌식스키 대회전 1차 시기에서 코스를 이탈했다. 2차 시기에 도전할 기회를 놓친 이들은 최종 순위를 얻지 못했다. 패럴림픽에 첫 출전한 알파인스키의 막내 양재림(25)도 회전 시각부문 1차 시기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실격을 당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크로스컨트리스키 좌식 부문의 서보라미(28)와 시작장애 부문의 최보규(20)도 대회 참가에 만족해야 했다.

폐회식에서는 2018년 동계 패럴림픽의 개최지인 평창을 알리는 문화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석래 평창 군수는 폐회식에서 소치 시장으로부터 패럴림픽기를 전달받았다. 이어 열린 평창의 문화예술공연은 ‘동행(A Journey Together)’을 주제로 7분 동안 펼쳐졌다. 화합과 어울림의 평창, 함께 즐기는 평창 등 2부로 구성된 공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과 소외 없이 누구나 꿈꾸고, 꿈을 이뤄내는 화합과 평화의 무대가 2018년 평창에서 펼쳐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