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폴리 현숙 (8) 北에 성경 보내는 ‘풍선사업’에도 고난·역경이
입력 2014-03-17 02:06 수정 2014-03-17 09:34
대북 방송과 풍선 사역은 북한을 괴롭게 하는가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때 북한은 두 가지 요청을 했다. 그것이 바로 풍선과 라디오의 중단이다. 이것은 북한 사역에 있어 우리에게 중요한 전략이 무엇인지 말해준 것이다. 다른 프로젝트들보다 우리는 북한이 제공해준 이 두 개의 사역을 먼저 하면 된다.
2010년 서울유에스에이는 한국에서 풍선 사역으로 유명세를 탔다. 풍선 사역을 가장 많이 하는 단체, 매년 5만권의 성경과 복음의 전단지를 보내는 단체,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묵묵히 사역하는 단체로서가 아니었다. 우리는 ‘풍선 사역하는 악덕 외국 단체’로 표현됐다. 우리가 보낸 풍선이 남한에 떨어졌는데 그것을 구경하던 사람이 라이터를 켜는 바람에 풍선 안의 가스가 폭발한 것이었다. 피해자는 목사 사모였는데 화상을 입었다. 기사를 접하자마자 우리는 억수같은 비를 뚫고 경찰서와 피해자의 병원을 찾아갔다. 방송은 다른 풍선하는 단체의 사진을 내보냈다. 아직 우리 단체의 풍선인지 모를 때지만 우리는 기독교인답게 행동했다. 피해자를 위로하고 위로금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피해자는 그것을 거절했다. 그리고 우리를 고소함과 동시에 방송을 이용해 사실을 왜곡시키고 과장했다. 미디어는 우는 사자와 같이 우리 단체를 삼키려고 했다.
진실을 아는 한국의 모든 간사들은 실망과 슬픔에 잠겼다. “이건 사실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목사가 이런 거짓말을…”이라고 하면서 왜곡된 보도보다는 피해자 목사 부부로 인해 상처가 컸었던 것 같다. 우리 사무실은 장례식장 같았다. 나는 미디어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이렇게 크게 기사화한 것에 놀랐다. 공식 반박문을 낼 생각도 했다. 그때 폴리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기독교인들끼리 싸우면 하나님이 영광을 받지 못합니다. 우리가 잘못한 것으로 합시다.”
폴리 목사는 모든 간사를 모아 영상으로 회의를 했다. 그는 먼저 눅 6:27∼28을 나누면서 “비기독교인들도 자신에게 잘하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처럼 날 미워하는 사람도 사랑해야 합니다. 피해자를 위해서 기도합시다”라고 말했다. 우리 가정예배 때에도 아이들과 합심해서 피해자를 위해 기도했다. 경찰은 우리가 아무런 위법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불을 붙인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 사건을 마무리지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런 피해 보상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포함한 우리 단체의 모든 간사들은 돈을 모아 그분께 전달했다. 또 북한에 비전이 있다는 그 목사를 유유선교학교에서 강의하도록 해 사례비를 드리려 했으나 그는 거절했다.
몇 년 전에 우리는 VOM에서 1971년에 북한에 보냈던 풍선 사역의 사진과 자료를 발견했다. 풍선 사역은 VOM의 오래 된 사역인 것 같다. 그 후에는 러시아가 무너지기 전 러시아에 보냈던 오렌지 풍선을 모퉁이돌선교회를 통해 북한에 보내도록 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도 풍선 사역은 쉬지 않고 있다. 다양한 풍선, 다양한 방법이 개발됐다. 특히 GPS를 이용하는 효과적인 사역을 개발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하나님은 풍선 사역을 기뻐하시나 보다.
우리 간사들은 “바람이 어때요?”라고 하루 종일 묻는다. 매분 매초 바람을 체크하고 풍선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람만 좋다면 즉시 출발이다. 이렇게 해도 1년치를 다 못 보낼까 염려스럽다. 지난주에 폴리 목사가 다른 곳에서 보냈던 풍선이 북한을 향해 가는 것을 GPS에서 확인하고 기뻐했다. 그러나 우린 이런 보고는 받고 싶지 않다. “풍선이 남한 쪽에 떨어져 그걸 주우러 가서 늦는답니다.”
정리=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