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기도문] 사순절 외길로 골고다 언덕 향해

입력 2014-03-15 02:14


(누가복음 23장 27∼28절)

VIA DOLOROSA. 이생의 마지막 잔, 고난 죽음의 길, 그 길 오르시는 예수,

애곡하는 여인들의 울음소리에 발걸음 뗄 수 없어, 멈추고 연민의 정으로 뒤돌아보신다.

그곳 무리들, 예수 위해 가슴 치며 슬피 우는 여인들을 향해…

“예루살렘 딸들아!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해 울라” 하시며,

숨겨진 비밀, 하늘의 영적 기상도를 살며시 펴신다.

절규하는 그들의 방향과 대상이 틀렸음을,

그리고 인간의 무지를 하늘 지혜로 일깨우신다.

삶과 죽음이 어디 있는가를 잘못 짚는 허상의 세계, 뒤집힌 실상의 세계를 지상의 영적 기상도로 밝히신다.

“자기 십자가를 찾아서, 자신들의 십자가를 지고, 자기 길 가라!”

그곳에서만이 삶의 참 진리가, 생명 부활의 새순이 있음을 직시하시고

무지한 인간의 지성들을 향해 예수는 가슴 찢는 영혼의 눈물을 흘리신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 들어가는 자가 많으리라.” 주님의 말씀 앞에 무릎 꿇고, 침묵한다.

이제는, 육신의 위선, 거짓의 조화에서, 영혼의 생화, 살 찢음과 피 흘림의 실제의 비아돌로로사로 방향전환을 계시하신다.

겉옷 찢고 외치는 육질의 회개에서, 재 뿌리고 뒤집어쓰는 감성의 회개에서,

영혼을 찢는 생명회개로, 부활이 탄생하는 거룩한 전환을 하라 하신다.

예수께서 뽕나무 가지 사이 한 얼굴 보시고,

“삭개오야, 내려오라. 오늘 내가 네 집에 유하리라.” 하시니, 급히 내려와 예수로 즐거워하며 영접하다가

“주여, 보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주님의 발 아래에 두겠습니다.

만일 뉘 것을 토색한 일이 있으면 네 배나 갚겠나이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오늘 구원이 네 집에 이르렀다”(눅 19장) 선언하신다.

예수께서 회개의 거짓과 진실을 비유로

“잔과 대접 겉은 깨끗하나, 그 안이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도다.

너는 먼저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하리라.”(마 23장)

이 길만이 참 고난의 회개, 십자가 회개, 참 구원의 회개,

생명 부활의 회개라 이르신다.

제자들을 향하여 “누구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 지고, 나를 쫓으라, 자기 목숨 구원코자 하는 자, 잃을 것이요. 자기 목숨 잃는 자는 구원 받으리라.”(마 16장)

예수께서 예루살렘 오르실 때, 제자들은 그 성의 위용에 감탄하나

그는 그 성의 숨겨진 멸망의 미래를, 하늘 기상도를 보시며,

영혼을 찢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신다.

“예루살렘아!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슬프다. 네 눈에 하늘 기상도가 가리워졌구나. 안타깝게 숨겨졌도다.”

오늘의 이 땅 교회 무너짐 보시며 그날의 눈물 흘리시지 않을까.

“그날이 네게 이르리라, 네 원수들이 토성을 쌓고, 너를 발가벗기겠고,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을 것이요. 또, 네 자식들을 메쳐 죽일 것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네가 권고 받는 날을 알지 못함으로 인함이라.”(눅19장)

하늘 영적기상도의 무지에 가슴 치신다.

무지와 흑암들이 빛과 지혜를 찾아 몸부림친다.

참 빛만이 그들을 자유케 할 수 있기에…

지식의 세계를 뛰어넘게 하소서. 생명세계가 이곳 아닌 다른 곳에 있음을 알기에…

선악의 세계가 허망임을 깨닫게 하소서. 죽음과 멸망이 그곳에 독사처럼 숨어있기에…

땅의 종교세계와 하늘 생명세계의 다름을 깨닫게 하소서.

그 근원이 다른 차원임을 실감하게 하소서…

“이곳에서 그곳으로 갈 수 없고, 거기서 이곳으로 건너 뛸 수 없다.”고,

지옥불 속의 부자 향한 아브라함의 말을 기억하게 하소서…

세상의 전과자가 거룩한 보좌에 앉음은, 지옥불 중심에 앉아있는 것임을 깨우침 받게 하소서.

이 땅의 종교는 육신의 미와 정신의 선에 탐취하고 있지만…

하늘 믿음은 이 땅의 흙을 던져 불가마 통과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신비임을…

“자기 육체로 살고자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자기 생명을 주를 위해 죽고자 하는 자는 살리라.”

사순절은 영혼의 고향길과 육체의 세상길로, 생생한 두 길의 죽음과 삶을 보여준다.

고난 주간은 골고다를 향한 육체와 영혼의 갈림길임을…

Kairos와 Chronos가 소리 없이 내 호흡 위로 흐를 때, 자기 죽음 관을 메고, 생명부활을 향해, 십자가 길로 인도 받을 때…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라하소서. 기쁨과 감사함으로…

VIA DOLOROSA: 너 이길 오려는가? 그러면 내 말에 귀 기울이라

“누구든지 내게 오려는 자는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아무튼 자기 십자가 지고, 나를 쫓지 않는 자는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누구든지 자기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 14장)

“내가 땅에 불을 던지러 왔노라.” 선포하는 예수님 불의 말씀.

이 불은 자기 죽음의 세계를 지시한다.

“나의 받는 세례를 너도 받겠는가? 나의 죽음의 잔을 너도 마시겠는가.”

예수를 따르는 자는, 그가 던진 칼과 불에 자신을 찢고, 자르며, 불태워야 함을…

“만일 네 손이 범죄케 하거든 찍어 버려라. 외팔로 영생에 들어감이 온전한 두 손으로, 지옥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나으리.

네 발이 범죄케 하거든 잘라 버려라. 외발로 영생함이 두발로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혜리니,

네 눈이 범죄케 하거든 빼어 버리라. 두 눈으로 지옥 불에 떨어짐보다 외눈으로 천국 가기를.”(눅 9장)

사순절 외길 비아돌로로사의 진리를. 철저한 자기죽음의 길을…

주여! 이 길, 오르게 하소서…우리 모두의 VIA DOLOROSA!

사순절 기도의 나날이 육체의 조화가 아닌, 영혼의 생화, 부활 생명길이 되게 하소서.

이 길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고, 우주 구원을 품은 주님의 마음, 내 영혼의 기도 되게 하소서

주님가신 그길 따라 골고다 고개 넘어, 갈보리 십자가 위에 피꽃 되게 하소서…

원헌영 참빛교회 목사 (Charis Hokmah 신학원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