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료원 이전’ 고민깊은 강북 주민들
입력 2014-03-14 03:56
서울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과 관련, 종로구 등 강북 지역에서 의료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영종(60) 종로구청장은 지난 10일 국립의료원 앞에서 최창식 중구청장과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 “대체시설 확보 없는 의료원 이전을 재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1958년 개원한 국립의료원은 주로 강북 지역 서민층이 이용하는 공공의료원이다.
13일 종로구에 따르면 지난해 국립의료원을 찾은 환자 중 56%는 종로·중·성동·성북·동대문구 등 인근 5개구 주민들이었다. 또 전체 환자의 68%는 65세 이상 노인, 의료급여 대상자, 장애인 등 의료 취약계층이다. 국회는 지난 1월 국립의료원을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하기 위한 초기 예산 165억원을 확정했고, 국립의료원도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한 신축·이전 계획안을 내놨다.
김 구청장은 “국립의료원의 서초구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정부가 기존 의료원을 존치시키고 현대화해 서민의료를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도 종로구의 대표적인 현안이다. 지난달 27일에는 이 사업 일환으로 ‘종각역-광화문역 지하연결보행로 기공식’이 열렸다. 완공되면 시민들의 보행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지부진했던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과 관련, ‘각 지구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간주해 보행동선과 지하공간을 개발하면 빌딩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관광명소로 재탄생될 수 있다’고 설득한 결과 5개 사업장이 협의체를 구성, 정비사업을 진행하게 됐다”며 “공사비 580억원도 전액 민간자본인 만큼 예산절감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
윤동주 문학관, 구립 박노수미술관 등 김 구청장이 추진한 사업들도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 재직 중 건축사를 취득한 이력을 갖고 있다. 특히 방치돼있던 가압장과 물탱크를 그대로 활용, 리모델링해 2012년 7월 개관한 윤동주 문학관은 그해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데 이어 건축전문가 100명이 뽑는 한국의 현대건축 베스트 1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1년 6개월 만에 14만명을 돌파하는 등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