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폴리 현숙 (7) 우리 부부 행복한 사역 출발점은 ‘성경적인 화해’

입력 2014-03-14 03:36


우리 부부관계의 기본 바탕은 ‘성경적인 화해’이다. 남편은 수 년 동안 미국 전역을 다니면서 미국인과 한국교회에서 세미나를 인도했다. 하와이 호놀룰루 예수전도단 DTS에서 수년간 피스메이킹 강의도 했다. 그 곳에 훈련받으러 온 젊은이들은 우리 부부를 보면 “두 분이 정말 보기 좋아요”라고 부러워한다. 이 향기는 하나님께 속한 것 같다. 매 순간 하나님이 가르쳐주신 갈등 방법에 순종했기 때문이다.

결혼해서 폴리 목사는 나에게 질문했다. “미국 문화를 따르고 싶소? 아니면 한국문화요?” 그러나 우리가 성경적 문화를 따르지 않고 세상적인 문화를 좇았다면 좋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매 순간 하나님의 방법을 따르려는 의지가 없다면, 우리 부부의 미래도 보장될 수 없을 것이다.

2004년 하나님은 폴리 목사를 미국 피스메이커 본사의 디렉터로 섬기도록 인도하셨다. 이곳으로 가기 전에 섬겼던 단체에서 믿지 못할 경험을 했다. 단체의 비전과 목적의 기초가 됐던 설립자의 책이 표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었다. 기금의 잘못된 흐름도 발견했다. 이 문제를 제기하다가 남편은 해고됐다. 올바른 일을 했는데 말이다. 어느 날 남편은 피스메이커라는 단체에 면접을 하러 가자고 했다. 가는 도중에 덴버에서 변호사를 만났는데, “이건 이길 수 있는 내용이에요. 그러니 이 단체를 고소하세요”라는 희망을 주었다. 그의 한마디는 어두운 곳에서 신음하는 우리에게 자유와 행복을 갖다 주는 것 같았다.

기쁜 마음으로 피스메이커 미국 본사에 가서 그 당시 CEO인 켄 산데와 면접을 보았다. 그는 정의를 위해서 싸우려는 우리의 마음을 알고, 안경을 쓸어 올리면서 “우리가 의로움으로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아마 아무도 천국에 가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라고 말해 주었다. 와, 그 말은 우리 부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진리가 됐다.

폴리 목사는 북한 분들에게 용서에 대해 이렇게 선포한다. “여러분이 김일성 부자를 용서하지 않고 하나님의 북한 사역을 한다면 하나님이 열매를 맺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들의 고통을 다 안다면 인간의 힘으로 이런 말을 하기에는 너무 어려울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전 인생을 김 부자의 거짓말에 속아왔고, 내 부모 형제가 그로 인해 비참하게 죽었거나, 지금도 고통을 안고 있다면 어찌 용서가 쉽겠는가.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용서하라고 명령하셨다. 명령에 대해 우리의 선택이란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한다면, 그 다음에는 하나님이 책임지시겠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순종과 믿음뿐이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미국에서 한국을 오가며 북한 사역을 해 왔다. 손을 뻗어 그들을 안아주고 싶은데 만질 수 없고, 함께 웃고 울어줄 수가 없으니 그들이 나의 마음을 어떻게 다 알겠는가. 답답해도 남편의 동의를 기다렸다. 부부관계를 바로 세우지 않고 아무리 북한 사역을 잘 한다고 해도 어찌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는가.

지난해부터 나는 탈북민들과의 관계를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내가 북한 사역을 하면서 북한 분들과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내가 하는 사역을 축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혹시 상처 드린 것이 있나요?”와 “저를 용서해 주시겠어요?”라는 화해의 언어는 자주 사용된다. 내가 상처를 줄 의도가 없었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다면 나는 상처를 준 사람이 된다. 억울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님이 모든 것을 모르신다고 느끼는 것일까. 그분이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의 부족일까. 결국 나의 문제인 것 같다.

정리=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