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김상곤·김진표·원혜영 경선 대결] 학연 겹치지만 뚜렷한 자기색깔… 경기지사 ‘야권 삼국지’

입력 2014-03-13 02:32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12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통합신당 경기도지사 후보직을 둘러싼 김 전 교육감, 민주당 김진표·원혜영 의원의 치열한 경선전이 시작됐다. 세 후보는 서로 고등학교·대학교 학연 등이 겹치지만 살아온 경로와 정치적 색깔은 모두 다르다.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만큼 시원한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3인 3색, 삼국지 드라마 예고=김 전 교육감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큰 플러스 요인이다. 그는 국회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5년간 교육감으로 경기교육을 바꿨듯 경기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 전 교육감은 무상급식·혁신학교 등을 주도하면서 진보 교육대통령으로 불렸다. 야권 성향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유리하고, 광주 출신이어서 호남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김 전 교육감은 원 의원과 막역한 사이다. 김 전 교육감은 서울대 재학시절 반독재 운동을 하다가 후배인 원 의원과 함께 강제 징집돼 최전방 경계초소부대에서 소총수로 근무했다.

4선의 원 의원은 깨끗하고 검소한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양한 이력도 매력적이다. 풀무원식품을 창업해 기업가로서 성공했고, 두 차례 경기도 부천시장을 지냈다. 풀무원식품에서 받은 지분 20억원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었고, 부친과 모친 조의금은 사회에 기부했다. 지난해까지는 주행거리 45만㎞ 자동차를 고쳐 타고 다녔다.

3선의 김 의원은 원 의원의 경복고 선배다. 행정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 김 의원은 ‘준비된 경제도지사’를 내세우고 있다. 부지런하고 정·관계에 인맥이 넓다.

◇세 사람의 경선 승리 셈법은=현재까지는 김 전 교육감, 김 의원, 원 의원 순으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나온다. 지난 6일 조사된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각각 21.7%, 19.6%, 10.3%를 얻었다.

김 전 교육감은 새 정치 바람에 따른 여론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교육감 5년을 통해 쌓은 조직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당원 조직력 등에서 앞서는 김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때부터 가장 강력한 야권 경기도지사 후보로 꼽혀 왔다. 보수적인 경기북부의 표심을 고려하면 셋 중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김 의원 측 한 중진 의원은 “본격 선거전에 들어가면 지지율 1위로 올라설 것”이라며 “경선룰에 당원 30%이상은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공론조사식 배심원제를 도입해야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통합신당을 지지하는 1000명 이상의 유권자를 배심원단으로 선출하고, 이들이 세 사람의 토론을 지켜본 뒤 최종 도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원 의원과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원 의원이 살아온 인생 스토리를 배심원들이 알게 되면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국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필승을 다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