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로열층 일반 공급 많아진다
입력 2014-03-13 01:35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서 6층 이상 로열층 물량이 일반에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기존 조합원들이 현금 청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조합원 물량이 일반에 풀리거나 1개동 또는 특정 라인 전체를 일반 분양으로 돌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월 입주를 시작하는 인천 ‘래미안 부평’은 12일부터 조합원 반환분 청약에 들어갔다. 부평5구역을 재개발해 공급되는 래미안 부평은 기존에 조합원에게 배정됐다가 조합원들이 현금 청산한 124가구를 일반에 다시 공급한다. 조합원에게 공급됐던 물량인 만큼 모두 6층 이상의 로열층으로 이뤄져 있다.
이달 중 분양 예정인 서울 양천구 ‘목동 힐스테이트’는 신정4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파트로 전용면적 59㎡ 162가구 대부분이 일반에 공급된다. 전체 1081가구 중 59㎡에 대한 조합원 신청 물량이 18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조합원 수가 다른 재개발 단지에 비해 적고, 기존 조합원의 대지지분도 큰 편이어서 일반분양 물량 자체가 많은 영향이다. 또 대지지분이 커 조합원이 대부분 전용면적 85㎡ 이상 면적을 신청하면서 59㎡에 배정된 로열층 상당수가 일반에 공급될 수 있게 됐다.
이달 중 분양 예정인 ‘마곡 힐스테이트’는 조합원 동·호수와 일반분양 동·호수를 아예 분리해 일반 분양 아파트에도 로열층을 다수 포함시켰다. 서울 강서구 긴등마을을 재건축한 마곡 힐스테이트는 전체 603가구 중 59∼114㎡ 31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이는 과거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좋은 동·호수를 선점했던 것과 비교해 달라진 흐름이다. 이처럼 분위기가 달리진 이유로는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면서 조합원들이 자격을 포기하고 현금으로 대신 받아가는 현금청산 사례가 자주 나타난 것을 들 수 있다. 재개발의 경우 ‘지분 쪼개기’와 같은 편법이 줄면서 일반 분양 자체가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한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물량을 일반에 공급해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조합원이 마케팅 비용이나 영업비용을 떠안아야 하는 것도 조합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