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리그 성적?

입력 2014-03-06 01:34

2014 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8일 막을 올린다. 시범경기는 정규리그를 앞두고 전지훈련의 성과를 점검하고 선수들의 기량을 평가해 볼 수 있는 무대다. 따라서 각 팀은 승부보다 전반적인 테스트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이 정규리그는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활약을 이어간 경우도 많았다. 1983년부터 시행된 시범경기에서 1987년과 1993년 해태, 1992년 롯데, 1998년 현대, 2002년 삼성, 2007년 SK까지 총 5팀(6차례)이 1위를 차지하고서 그해 한국시리즈 챔피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또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다시 시행된 2001년 이후 시범경기 1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사례는 13번 중 9번에 달한다.

개인타이틀 분야에서도 시범경기 때 좋은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이 대체로 정규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투수 부문의 경우 2002년과 2003년 각각 삼진왕에 오른 KIA 김진우와 LG 이승호는 시범경기 때부터 삼진을 20개 가까이 잡아냈다. SK 조웅천은 2003년 시범경기에서 3세이브를 올리더니 정규리그에서 30세이브로 구원왕을 따냈다.

타자 부분의 경우 2002년, 2008년, 2013년 홈런왕에 오른 삼성 이승엽, 한화 김태균, 넥센 박병호는 시범경기 때부터 홈런을 4개 터뜨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리고 2001년 두산 정수근, 2004년 현대 전준호, 2007년 LG 이대형, 2013년 NC 김종호 등 각 시즌 도루왕에 오른 선수들 역시 시범경기부터 빠른 발을 뽐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성적이 그대로 정규리그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최하위에 머문 삼성은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으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이뤘다. 반면 시범경기에서 5년 만에 1위에 오른 KIA는 신생 NC에도 뒤진 8위로 정규시즌을 마쳐 대조를 이뤘다.

개인타이틀 역시 시범경기 때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정도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정규리그 성적과 다른 경우가 훨씬 많은 편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