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다시 선거판으로
입력 2014-02-27 01:36
25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최대 도시인 루이빌 도심의 루이빌호텔은 민주당 지지자들로 넘쳐났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켄터키주 연방 상원의원 도전을 선언한 35세 정치 신인 앨리슨 런더건 그라임스(여)에게는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였다. 그라임스는 홀을 가득 채운 1200여명의 지지자들로부터 단숨에 6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
열기를 몰고 온 주인공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 그라임스 후보의 부친과 친분이 깊은 그는 정치적 후견인 자격으로 그라임스 지지 연설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라임스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미치 매코넬(공화) 상원 원내대표에 대해 현재 미 의회의 ‘작동불능’에 상당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라며 맹공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참석에 고무된 그라임스는 “켄터키는 여전히 클린턴의 땅”이라고 외쳤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어 켄터키주에서 인기가 없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안)의 일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이 제도의 더 큰 혜택을 봐야 한다며 강력히 옹호했다.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 주요 의제로 제기한 최저임금 인상의 정당성도 설파했다.
켄터키주에서 매코넬 현 의원의 지지율은 30% 중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클린턴 전 대통령이 강력한 원군으로 나서면 그라임스가 매코넬 의원을 누르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낙관론이 증가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다른 상원의원 격전지에서도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판세로는 민주당은 하원뿐 아니라 그동안 유지해 온 상원 과반의석마저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12년 대선 막판 격정적인 오바마 지원 연설로 판세를 뒤집은 것처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