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고민 끝 행복 시작”… 서울시장 출마 3월2일 공식선언

입력 2014-02-27 03:43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다음 달 2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하던 정 의원이 날짜를 못 박음에 따라 사실상 출마 의지를 굳힌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 간 ‘3파전’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정 의원은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중진의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일요일에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고민 끝 행복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출마 선언 장소는 서울 남산의 백범광장에 있는 김구 선생 동상 앞으로 정해졌다.

정 의원은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거나 눈앞의 이익을 놓고 집안싸움만 하는 것으로 비쳐서는 국민 통합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7선인 정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는 20년 넘게 국회의원으로만 일해 온 그의 경력을 감안하면 큰 도전이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과 함께 향후 서울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대략적인 청사진도 발표할 것”이라며 “‘고른 서울, 평평한 서울’이라는 콘셉트 안에서 구체적인 슬로건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만큼은 완주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주택문제와 교통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것임을 시사했다.

정 의원은 또 차기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그날(출마 선언일) 말하겠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 의원 측 다른 관계자는 “정 의원은 2017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를 마치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의 출마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3파전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다. 정 의원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김 전 총리는 다음 달 10일 이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스탠퍼드대에서 남북관계 등 동북아 정세에 관한 특강을 한 후 적절한 시점에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 최고위원은 젊음과 여성, 경제 전문성, 정책통임을 내세워 ‘서울시장 유리천장 깨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내 곳곳을 발로 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같이 고민하면서 만든 정책을 말씀드릴 수 있는 장이 빨리 펼쳐졌으면 좋겠다”며 경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경선을 통과하면 본선에서 맞붙을 박원순 시장과의 신경전도 이어갔다. 박 시장은 CBS 라디오에 출연, 정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말로만 서민 정치인은 안 된다”고 한 데 대해 “이런 말씀은 시민들에게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곧바로 “과민 반응”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지, 박 시장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 있고 도움을 주는 정치인이 있는데, 가능하면 서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돕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