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쥐어짜기’ 불만 잠재우려 애쓰는 국세청
입력 2014-02-27 02:33
‘쥐어짜기’식 세무조사로 비판 여론에 시달린 국세청이 “올해는 기조가 다르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국세청은 26일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고 올해 세정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세무조사 건수를 지난해(1만8070건)보다 적은 1만8000건 이하로 하고 조사기간도 10∼30% 단축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또 수입금액 3000억원 이상 대기업은 정기순환조사 위주로 하고, 전체 조사대상 기업 중 500억원 미만 기업의 비율은 예년 0.73∼0.8%에서 0.7%로 줄이기로 했다. 100억원 미만 기업은 원칙적으로 정기조사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국세청은 지난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세무조사 완화 방침을 밝혔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어렵게 살아난 경제 회복의 온기가 전반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세정에서도 노력해야 하며, 특히 지난해와 같은 국민 불안 여론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정 운영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세무조사를 크게 늘리지 않았음에도 납세자들은 ‘장사도 안 되는데 조사 나온다’며 부담스러워한 것 같다”면서 “올해는 태도가 확 변했다기보다는 ‘별 문제도 없는데 들이닥친다’는 오해를 안 하도록 명확한 시그널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세수보다 15조원 가까이 늘어난 세수 목표를 쥐어짜지 않고도 어떻게 달성할지는 의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도 “올해 법인세 부과 기준인 지난해 법인 영업이익이 저조해 세수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조사 완화와 세수 확대가 상충하는 것이) 딜레마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