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장 60년째 의정활동 존 딩겔 하원의원 은퇴 선언… “독설·신랄함, 정쟁 견디기 힘들어”

입력 2014-02-26 02:32

미국 의회 역사상 최장 의정활동 기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의 존 딩겔(미시간) 하원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87세인 딩겔 의원은 2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더러 너무 오래한다고 말하는 걸 원치 않는다”면서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딩겔 의원은 1955년 의회에 처음 입성, 60년째 의정활동 중이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비롯해 11명의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딩겔 의원의 은퇴사에는 가시가 나 있었다. 그는 최근의 잇단 정쟁에 대해 “이건 내가 알고, 내가 사랑하는 의회가 아니다”면서 “이런 의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워싱턴 정가의 교착상태를 겪으면서 느낀 좌절감이 은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의회에 소속돼 있는 것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사당에서나 길거리에서 듣는 독설과 신랄함을 견디기가 매우 힘들어졌다”고 털어놓았다.

평생에 걸친 딩겔의 의정 목표는 미국에 ‘전 국민 의료보험’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그는 매 회기마다 관련 법안을 제출, 공적 의료보험이라는 이상이 살아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안에 서명할 때 딩겔 의원을 백악관에 초청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릭 바우처(민주·버지니아) 전 하원의원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 미 연방의원 중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며 “그와 의정활동하는 것은 베이브 루스(전설적인 미국 프로야구선수)와 야구를 하는 것과 같았다”고 회고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