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게… 성 베드로 대성당 안은 진홍색 물결… 염수정 추기경 서임식 이모저모
입력 2014-02-24 02:45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안은 진홍색 물결로 가득 찼다.
성 베드로 성당에서 22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는 아침 일찍부터 세계 각지에서 모인 가톨릭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2월 11일 자진 퇴위한 이후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도 서임식에 교황의 복장인 흰색 옷을 입고 참석해 성당에 있던 신자와 사제들의 박수를 받았다고 AP통신 등 외신 및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9명 신임 추기경들의 이름을 선포하는 순서에서 12번째로 ‘안드레아 염수정 아르키에피스코포(대주교) 디 서울’이란 염 추기경의 이름을 선포하자 성베드로 광장에서 TV중계를 보던 한국인 참관객들은 환호했다. 성베드로 성당 안에는 한승수 전 총리와 조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등의 모습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홍색 복장을 하고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입장했던 신임 추기경들 한 명 한 명에게 진홍색 주케토와 진홍색 비레타를 씌워주고 포옹을 했다. 아래는 사각형, 위는 삼각형인 비레타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상징한다. 교황은 또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헌신해 달라는 표지로 추기경 반지도 수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어로 “추기경을 나타내는 진홍색은 추기경의 존엄성을 나타내는 표지”라며 “이는 자신을 용맹하게 그리스도교 신앙과 평화, 하나님의 백성, 가톨릭 교회의 자유와 복음 선포를 위해 헌신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훈화했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연대하고 있다는 의미로 로마 시내 트레스테베레 지역에 위치한 성 크리소고노 성당(San Crisogono)을 명의 본당으로 지정받고, 이 성당의 명의 사제로 임명하는 칙서도 받았다. 1시간20분 동안 계속된 서임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서임된 추기경들을 앞세우고 퇴장하면서 끝났다.
한편 염 추기경은 이날 저녁 교황청 주재 대사관에서 열리는 한국정부 대표단 축하 만찬에 참석했으며 23일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리는 서임 축하 미사에 참석하고 로마 한인 신학원에서 한인 신자들과 별도의 미사를 가질 예정이다. 24일 오전 11시 교황 알현 가능성도 있다. 이어 오후 4시 내외신 기자 인터뷰를 갖는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정철훈 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