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나래] 문대성과 김미경

입력 2014-02-24 01:31

논문 표절을 이유로 떠났던 그들이 돌아왔다. 2012년 4·11 총선 당선 직후 논문 표절이 확인돼 새누리당을 떠났던 문대성 무소속 의원. 그는 지난 20일 새누리당 복당 결정을 받아냈다. 지난해 3월 인기 절정의 순간에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져 방송과 강연 무대에서 물러났던 스타 강사 김미경씨도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체육계 전반의 관행을 문 의원에게만 엄격히 적용하는 건 가혹하고, 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약했다며 그에게 정치적 사면을 선고했다. 하지만 2년 전 국민대가 심사 결과 ‘학계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 표절에 해당된다’고 밝힌 것에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탈당이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가 빗발쳤지만, 문 의원은 선출직이라는 점을 방패 삼아 버텼다. 그는 복당 결정에 “2년간 기다려 준 지역구민들에 감사하다”고 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파랑새 특강’을 시작했다. 지난 10일 내놓은 에세이집 ‘살아있는 뜨거움’을 통해 스스로 사면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불행의 밑바닥에서 ‘살아 있다’는 절대 명제를 발견했다”며 “살아 있음으로 생긴 고통은 살아 있음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것도 사무치게 깨달았다”고 했다. 다음달엔 종편 채널에서 방송을 시작하고 교보문고가 주최하는 멘토 강연에도 나선다. 전화로 “대중이 당신을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본 것이냐”고 묻자 그는 “남들이 얼마나 좋아할지가 아니라 내가 중요했다”며 “내가 차오르면 (강연을) 하는 것이고 할 말 없으면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이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논문 표절이 잘못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던 탓에 명확한 기준은 없다. 표절 정도와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태도, 컴백 수순까지 달랐던 이들에 대한 진짜 사면 절차는 이제 시작이다.

문 의원 앞엔 당장 혹독한 여론 심판대가 기다리고 있지만 그의 버티기 내공으로 봤을 때, 최종 심판대는 2016년 총선이 될 듯하다. 유권자들이 ‘새누리당 텃밭 사수’ 같은 정치적 구호나 ‘학자도 아니니 그만하면 됐다’는 동정론에 휩쓸리지 않고 논문 표절이라는 지식 범죄에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지 두고 볼일이다.

김씨는 ‘밑바닥’에서 깨달았다는 삶의 교훈을 강연장과 방송에서 들려줄 것이다. 그의 진정성이 인정받을지는 전적으로 대중들의 판단에 달렸다.

김나래 차장 r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