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호화 도피' 대주그룹 허재호 회장 '자금출처' 의혹

입력 2014-02-21 16:40

[쿠키 사회] 400억원이 넘는 벌금과 세금을 내지 않고 뉴질랜드에서 호화 도피 중인 허재호(72) 회장의 자금출처에 숱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허 회장이 운영하다가 공중분해된 대주그룹이 뉴질랜드에서 이름만 바꿔 건축사업 등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주그룹의 모기업으로 1981년 설립된 대주건설은 2010년 부도 직전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수천억원의 자금을 융통했으며 계열사들은 이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1일 광주 상공인들에 따르면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시멘트는 2008년 기업 자산을 처분해 마련한 2100억원을 대주건설에 빌려줬다. 대한시멘트는 대주건설을 위해 2조원대 지급보증까지 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시멘트는 이후 “부채가 1452억원, 지급보증한 채무가 2조100억원에 달해 정상적 회사운영이 어렵다”며 2009년 4월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법원에 신청했다. 대주그룹의 또 다른 핵심계열사인 대한페이퍼텍 역시 2007~2008년 대주건설에 480억원을 무담보로 빌려주고 170억원의 회사부채를 대신 갚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페이퍼텍도 2009년 6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한시멘트와 대한페이퍼텍에서 대주건설로 넘어간 자금은 2750억원 수준이다. 대한시멘트의 지급보증까지 감안하면 대주건설은 이 무렵 수조원대 자금을 융통했으며 이중 상당한 자금이 허 회장이 도피 중인 뉴질랜드로 흘러갔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대한시멘트 등을 법정관리 하던 법원은 계열사들의 대주건설에 대한 자금 몰아주기가 배임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보고 민·형사상 제제 방안을 검토했으나 재판부가 변경돼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2008년 대주건설의 회계를 감사한 외부 기관은 대주 측이 서류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아 의견을 내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계열사들을 ‘빈껍데기’로 전락시켜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은 대주건설은 기업회생절차 신청 없이 2010년 10월 최종 부도처리됐다.

그러나 뉴질랜드 오클랜드 ‘KNC 건설’이 대주그룹의 후신임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드러내고 왕성한 기업 활동을 하는 것으로 전해져 고의적 ‘자금 착복’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대주그룹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클랜드 최고층 빌딩인 67층 건물 건립을 추진하고 고층 아파트를 건설했다는 등 실적을 홍보하고 있다.

한편 2010년 항소심 직후 뉴질랜드로 건너간 허 회장은 벌금 254억원, 국세 123억원, 지방세 24억원을 내지 않고 호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