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美 금리인상 우려에 코스피 몸살

입력 2014-02-21 01:33 수정 2014-02-21 03:45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나온 기준금리 조기 인상론에 코스피지수가 몸살을 앓았다.

연준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매파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빨리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기 인상은 실물경제와 경기 회복 기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비둘기파 입장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2015년 이후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연준 내부에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36포인트(0.64%) 내린 1930.5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큰 하락폭을 보였다. 간밤 미 뉴욕증시가 모두 하락세를 보인 탓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발표된 부진한 경기지표도 발목을 잡았다. 특히 미국이 예상보다 더 일찍 금리인상을 할 경우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발을 빠르게 뺐다. 이들은 각각 1846억원, 112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개인투자자만이 189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다.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음식료, 종이목재, 운송장비, 철강금속 업종은 1% 넘게 떨어졌다. 반면 건설업은 전날 국토부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희망적 정책을 내놓자 2.54% 반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내리막을 걸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0.31% 내려간 128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 왔던 네이버는 이날 무려 8.13%나 급락하며 70만원 선을 내주고 말았다. 시가총액 순위도 종전 6위에서 7위로 밀렸다. 미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모바일메신저 ‘와츠앱’을 인수하면서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졌다.

반면 현대모비스와 SK텔레콤은 0.82%, 3.47%씩 올랐다. 대한전선은 채권단이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세아제강도 전날 미국 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유정용강관(OCTG)에 대해 반덤핑 무혐의 판정을 내리자 6.4% 급등했다.

아시아 주식시장도 모두 울상을 지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5% 급락했고, 토픽스지수도 1.97%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0.61% 떨어졌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