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금호 티앤엘의 석탄 사일로 붕괴… 부실시공 의혹

입력 2014-02-19 17:25

[쿠키 사회]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금호 티앤엘(T&L)의 석탄 저장고(사일로)가 준공한 지 5개월 만에 붕괴되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낮 12시15분쯤 여수시 낙포동 금호 티앤엘의 석탄 사일로 3기 중 가운데 사일로가 폭삭 주저앉았다. 다행히 이 사일로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돼 오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무너진 사일로는 두께 0.4m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직경 50m, 높이 60m 크기, 8만t급 규모다. 사일로 외부는 우레탄과 비닐수지 계통의 재질로 돔 형태로 덮여 있는 구조다. 당시 석탄 7만2000t이 저장돼 있었다.

이 회사의 총 3기의 저장 사일로는 석탄 운반선으로부터 석탄 등 원자재를 하역해 저장했다가 여수산단 내 열병합발전소 등지로 공급되고 있다.

금호 티앤엘은 여수 화학단지 내 발전시설에 석탄을 하역·운송할 항만 시설이 부족하자 낙포 석탄부두에 1400억원을 투자해 사일로를 설치, 지난해 9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날 사고 사일로는 콘크리트벽이 안에 보관된 석탄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완공한 지 불과 5개월 만에 안쪽 벽 콘크리트가 힘없이 터져나오면서 무너져 내린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외부 충격이나 특별한 사고 요인이 없는데도 저장 용량이 미달된 석탄의 압력으로 무너져 내린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목격자들은 “‘꽝’ 하는 소리가 나면서 사일로 한쪽 벽면에서 석탄이 우르르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이어 사일로가 푹 주저앉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사고 현장에 대한 감식을 벌이고 있으며 현장관계자 등을 상대로 집중 조사하고 있다.

여수=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