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참사] 체육관 ‘샌드위치 패널’ 시공 어땠길래… 설계 때 폭설 하중 전혀 고려 안한 듯

입력 2014-02-19 02:33


사고가 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건물의 샌드위치 패널은 시공이 간편하고 단열성이 좋아 건축 자재로 많이 쓰인다. 코팅된 1㎝ 미만의 고강도 강판 사이에 스티로폼이나 유리섬유 등 각종 단열재를 넣어 하나의 패널을 만들기 때문에 ‘샌드위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패널의 좌우 절단면에는 퍼즐처럼 끼워 맞춰지도록 요철을 주고 실제 시공 때는 본드 등을 사용해 조립한다. 주로 가건물이나 창고에 많이 사용하지만 인테리어 효과를 고려한 메탈 패널 등도 나와 최근에는 일반 사무실 건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보통 ‘PEB(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공법’으로 시공된다. 강철로 만든 철골 구조를 세운 뒤 외벽에 샌드위치 패널을 붙인다. 이 공법을 쓰면 건축물의 폭과 길이를 쉽게 넓힐 수 있어 공간 활용성이 높아진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건물도 이렇게 지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샌드위치 패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건물 설계 당시 하중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샌드위치 패널을 쓰더라도 폭설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하중까지 미리 고려했더라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대 토목공학과 이규원 명예교수는 “건물을 설계할 때는 기본 하중의 3배 이상을 고려해 안전율, 즉 기본 조건에서 건물이 파괴될 확률을 높게 잡아야 한다”면서 “사람이 많이 들어오는 강당 건물은 더더욱 최대한의 안전율을 생각해야 하는데 보통 예산과 시공기간 문제 때문에 설계자들이 이를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율을 높일수록 공사비가 많이 든다.

더군다나 사고의 원인이 된 이번 폭설은 물을 머금고 있는 ‘습설’이라 피해가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습설은 같은 면적에 같은 높이로 쌓이더라도 마른 눈보다 약 1.5배 무겁다. 강당 전체 면적과 사고 당일 경주의 적설량 등을 고려했을 때, 이날 체육관 위에는 150t의 하중이 가해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