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불감증형 참사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입력 2014-02-19 01:51
관련자 문책하고 재발 방지책 하루빨리 내놔라
부산외대 신입생 등 모두 10명이 숨진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사고는 후진국형 인재(人災)의 전형이다. 무너져 내린 체육관 지붕에는 1주일째 내린 눈이 고스란히 쌓여 150t이 넘어설 정도로 방치됐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를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다.
당국은 하루빨리 사고 원인을 가려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엄단하는 것은 물론 재발방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어려운 입시 관문을 뚫고 꿈에 부푼 대학생활을 시작하기도 전 목숨을 잃은 학생들과 그의 부모·가족을 생각할 때 사고 수습을 잠시도 늦춰서는 안 된다. 먼저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체육관 지붕이 그동안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인 리조트의 체육관이 이런 원인으로 무너졌다면 건물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거나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단정지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 리조트는 코오롱이 관리했다고 하니 더욱 기가 막힌다.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대기업이 안전 문제를 소홀히 했다면 더더욱 비난받아 마땅하다.
지난해에도 충남 태안의 해수욕장에서 사설 캠프에 참가한 고등학생 5명이 파도에 휩쓸려 숨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아까운 청소년들이 희생돼 무분별한 캠프 활동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최근 전남 여수와 부산의 기름유출 사고 모두 안전불감증의 결과물이다. 안전행정부로 명칭까지 바꾼 조치가 무색할 지경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번 기회에 대학 신입생 환영회 문화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사실이다. 새내기들이 겨울철 대형 리조트에 모여 숙박을 하면서까지 스킨십을 해야 하는지 심각히 고려해야 할 문제다. 교내 강당이나 시내 체육관에 모여 대학생활의 지혜를 들어가며 교수, 졸업생과 선배들이 학과 소개를 하면 비용이 절약되고 안전도 보장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사고도 학교 측이 배제된 채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바람에 교수 등 학교 측 인사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물론 교수들이 많이 참여한다고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하게 행사를 치르는데 뭔가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또 이번처럼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행사에는 옥외집회 시 질서유지인을 두는 것처럼 안전관리인을 지정하도록 해 경각심을 일깨우는 방안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우리나라는 각종 경제지표로 볼 때 선진국의 문턱에 다가섰지만 안전 문제에 관한 한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부터 지난해 발생한 대림산업 폭발 사고와 당진 현대제철 가스누출 사고 모두 안전대책 소홀로 발생했다. 이제 말로만 대책을 세우지 말고 안전에 관한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확실한 대책을 세울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