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강당 붕괴] 참사 왜 발생했나

입력 2014-02-18 03:01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참사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17일 폭설로 지붕에 눈이 많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지붕이 눈의 무게를 못 이겨 붕괴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건물에 눈이 쌓이면 내리는 눈보다 무게가 3배가량 늘어나 건물 붕괴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붕괴된 건물은 조립식 철골 건물이었지만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구조된 윤모(19)씨는 “무너진 강당 건물 지붕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고 붕괴될 때까지도 계속 눈이 내리고 있었다”며 “철근 부러지는 소리가 난 뒤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구조된 학생들은 “눈 무게 때문에 건물이 무너지는데 10초도 안 걸렸다”며 “콘서트를 보다가 한 곳 밖에 없는 출구 쪽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붕괴된 가건물은 7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닌데도 학생들이 많이 들어가 서로 대피하려다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동대산 기슭 해발 500m에 자리잡은 가족중심 휴양형 리조트로 영남 유일의 골프텔로 운영되고 있다. 단독형 10개동 40가구 등 143가구의 숙소가 있으며 10만평 규모의 광활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자회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이 운영을 맡고 있다.

콘도 내부에는 숙소와 연회장, 세미나실 등이 있는 5층 규모 건물이 있고, 리조트 측은 숙소 건물과 별도로 강당 등으로 쓰기 위한 조립식 건물을 운영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조립식 건물에서 발생했다.

이곳은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아 블로그 등에도 소개되는 등 인기를 누렸으나 안전 대책을 소홀히 해 사고를 불렀다.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사고가 나기 이전에도 신입사원이나 신입생 환영회로 자주 활용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