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나온 성도들 “믿을 수 없다” 눈물… 진천중앙교회 성도들 ‘부상자 쾌유·무사 귀국’ 기도

입력 2014-02-18 02:32


성지순례여행을 떠난 신도들이 폭탄테러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충북 진천중앙교회 성도들은 대부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17일 새벽 일찍 교회에 나온 성도들은 오전 5시 새벽기도를 드렸다. 예배에 참석한 50∼60명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일부는 현재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물을 흘렸다.

성지순례단 인솔자로 떠난 김동환 담임목사를 대신해 예배를 인도한 이익상 원로목사는 “어려울수록 교회 구성원 모두 힘을 모아 대처하고, 변을 당한 신도의 가족을 위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도들은 부상자들의 건강과 무사귀환을 위해 기도했다. 이 원로목사는 “하나님이 그들의 마음에 평안을 주시며, 치유의 손으로 감싸주셔서 속히 육체의 상처도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도들은 특히 폭탄 테러로 숨진 김홍열(64·여) 권사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교회 이대성 장로는 “김 권사님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직분을 수행했다”며 “구역의 권찰로, 또 교회 전도팀의 한 사람으로 복음을 전하는 데 앞장섰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 원로목사는 “하나님께서는 늘 웃는 얼굴로 교회와 이웃을 섬겼던 김 권사의 헌신을 기억하실 것”이라며 “김 권사가 하나님의 품안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새벽예배가 끝난 뒤에도 일부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지 않았다. 이들은 교회 중보기도팀을 중심으로 본당 등에 흩어져 기도를 이어갔다. 오후 1시쯤 교회를 찾은 성도 박모(66)씨는 “(현지에 있는)목사님과 성도들이 너무 걱정돼 집에 있을 수 없었다”며 “미약하지만 이곳에서 기도로 그들을 위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 교회 2층 본당에서 열린 긴급기도회에는 성도 10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오후 7시부터는 교회 건물 1층 교육관에 사망한 김 권사의 빈소를 마련했다. 빈소에는 진천중앙교회 성도와 지역 교계 인사 등 100여명이 방문, 조의를 표했다.

박승구 수석장로는 “기도회는 부상당한 성도들이 무사히 귀국하는 날까지 계속할 계획”이라며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기도제목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성도들은 이날 긴급기도회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 입은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하나님께서 강건함을 주시고, 유가족과 부상자의 가족들에게 평화를 허락해 달라”면서 “이번 일을 통해 하나님이 진천중앙교회와 한국교회에 전하신 메시지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진천=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