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기침 세게 하면 허리골절 부른다

입력 2014-02-17 01:37

전국적으로 독감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심한 기침의 여파로 허리뼈가 부러져 급히 정형외과병원을 찾는 ‘척추압박골절’ 노인 환자들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관절 전문 제일정형외과병원은 최근 척추압박골절로 응급수술을 받은 노인들이 지난 해 12월 25명에서 1월 28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이달에는 14일 현재 18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면 이달에는 40명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환자는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자였다.

이 병원 응급실에서 이날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은 심모(72·여)씨는 “한 달 전부터 독감 때문에 병원을 다녔는데 갑자기 허리가 아파서 병원도 못 가고 집에 누워 지냈다. 그러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119구급차를 타고 왔다”고 털어놨다.

심씨는 평소에도 골다공증이 심해 그동안 골다공증 약을 먹고 있던 중이었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푸석푸석해진 척추 뼈가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주저앉고 깡통처럼 찌그러지는 질환이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김재훈 원장은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과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변화로 인해 뼈가 약해진 노인들에게서 주로 발생한다”며 “만약 노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골절 부상 때문이 아닌지 확인해보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척추압박골절이 생기면 허리나 등에 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렵고, 척추 뼈가 찌그러진 상태라 허리가 점점 앞으로 굽어지게 된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아래 위 척추 뼈도 연쇄적으로 부러지게 된다.

다행히 노인들의 척추압박골절은 주사기와 비슷한 특수 주입기로 골절 부위에 액체상태의 골(骨)시멘트를 발라 굳히는 방법(척추성형술)으로 쉽게 치료된다. 이 시술은 국소마취 하에서 20분 이내에 끝난다. 시술 즉시 허리 통증이 사라지고,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