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겨울철 뇌졸중
입력 2014-02-17 01:36
최근 들어 한낮의 기온이 5∼7℃에 이르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교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렇듯 일교차가 심해질 때 독감 등 호흡기질환 못지않게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뇌혈관질환이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을 갖고 있는 장·노년층은 속칭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을 조심해야 한다. 날씨가 제법 풀렸다고 이른 아침, 가벼운 옷차림으로 문 밖을 나서거나 온욕을 즐긴 뒤 젖은 몸으로 외출을 했다가 뇌혈관이 터지고 막혀 쓰러지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이 무렵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는 대부분 갑작스런 온도변화로 인한 혈압상승 때문이다. 포근한 실내에서 이완돼 있던 혈관은 실외의 찬 공기에 노출되면 바로 수축된다. 이로 인해 혈압은 급상승하게 된다.
그 바람에 뇌혈관이 터지는 것이 출혈성 뇌졸중(뇌출혈)이고, 혈전(혈관 내 피가 굳어서 생긴 작은 핏덩이)에 의해 막히는 것이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다. 일반적으로 55세부터 10세가 증가할 때마다 발병 위험도가 배씩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흡연과 음주,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젊은이들에게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발병 시 가장 흔한 증상은 갑작스런 반신마비다. 들고 있던 물건을 갑자기 놓친다든가, 팔을 들지 못하게 된다. 또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다 한쪽 다리의 힘이 빠져 풀썩 주저앉기도 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언어장애도 나타난다. 발음이 어눌해져 술 취한 것처럼 말해 주위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한다. 오른쪽이나 왼쪽 절반이 보이지 않는 시야장애와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 등 시각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끼고 걸을 때 비틀거리며, 심한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을 느껴 구토를 일으키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나타나면 일단 뇌졸중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에 대한 대처는 아무리 늦어도 증상 발생 후 3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을 찾아야 최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게 되고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 환자들은 신경과 치료 및 재활의학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급성기를 잘 넘길 경우 이르면 수일에서 수 주, 길게는 1∼2년 정도의 회복 기간을 거쳐 일상에 복귀하게 된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일단 적절한 치료를 통해 생명이 위험한 고비를 넘기게 되면 신체 활동 및 증상에 맞는 재활치료를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뇌 손상으로 기능이 떨어진 신체는 사용하지 않을수록 회복도 더뎌지기 때문이다.
윤병우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