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진 목사의 시편] 올림픽과 평화
입력 2014-02-17 01:37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이 지난 7일 개막됐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자신의 전부를 드려 최선을 다하는 젊은이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가슴은 벅차오른다.
소치는 러시아에서 남서쪽 흑해 연안에 위치한 아름다운 도시다. 그런데 소치가 마주한 흑해를 건너면 ‘유럽의 화약고’로 유명한 발칸 반도가 나온다. 16년 전인 1998년 3월 신유고연방으로부터 분리와 독립을 요구하던 알바니아계 코소보 주민들과 세르비아 정부군 사이에 유혈사태가 발생, 많은 주민들이 무참히 학살당하고 수십만 명은 난민이 됐다. 나토군이 본격 개입한 뒤 내전은 끝났지만 그 상흔은 지금까지도 발칸 반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세상은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의 소문은 더 늘어간다’는 복음성가의 가사처럼 인류의 기대와 달리 전쟁과 학살은 그치지 않고 있다.
19세기 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을 부활시켜 세계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하고, 1896년 제1회 올림픽대회를 개최했다. 그래서 올림픽의 대표 정신은 ‘평화’다. 오륜기라 불리는 올림픽기도 5개 대륙의 평화를 상징한다.
이처럼 평화를 기원하며 시작된 올림픽이기에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전 세계인은 짜릿한 승리만이 아니라 언 땅을 뚫고나오는 봄의 새싹과 같은 평화의 시대를 간절히 바란다. 대립을 불러일으키는 세상의 정치와 외교, 이념의 차이로 인한 갈등과 반목, 그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는 진정한 평화만이 인류가 밝게 웃을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테러, 분쟁과 분열의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는 평화를 갈망하지만 오히려 세상은 두려움과 불화(不和)뿐이다.
예수님은 십자가 사건 이후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갑자기 나타나셨다. 성경은 이들이 모인 곳의 문이 모두 닫혀 있었다고 강조한다. 두려움의 한복판에 예수님이 찾아오신 것이다. 그리고 꺼내신 첫 말씀이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였다. 그렇다. 평화는 우리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의 벽을 뚫고, 불안함의 문을 열고 참된 평화를 가져오시는 분은 평화의 왕이신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 뿐이시다.
오늘은 코소보 공화국이 독립을 선언(2008년 2월 17일)한 지 7주년이 되는 날이다. 세르비아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평화롭지 않은 세상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올림픽이 한창인 지금, 세상의 힘으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평화의 나라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완성되기를 더욱 고대한다. 전쟁과 폭력으로 눈물 흘리는 그 누구에게도, 남북의 분열로 울고 있는 한반도에도,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모든 땅 위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