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김연아 소치 입성 “기다리던 날이 왔다… 베스트 다할 것”
입력 2014-02-14 01:38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마침내 소치에 입성했다.
김연아는 13일(한국시간) 오전 5시쯤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입국장에는 한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현지시간 자정쯤으로 늦은 시간인데도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여왕’의 등장을 기다리며 장사진을 이뤘다. 태극기를 든 한국 교민과 팬들도 삼삼오오 모여 김연아를 기다렸다.
한국 선수단복을 입은 김연아가 후배 김해진(17·과천고), 박소연(17·신목고)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수십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그는 다소 피곤한 표정이었지만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시즌 동안 준비하면서 이날이 언제 올까 기다렸는데 드디어 소치에 오게 됐다. 경기까지 긴 일주일이 될 것 같다”고 도착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밴쿠버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이번에도 똑같다”며 “나의 베스트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회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짧은 인터뷰 후 김연아는 선수촌이 아니라 별도로 준비된 숙소로 향했다. 그는 전담 코치, 물리치료사 등과 함께 비공개된 숙소에서 생활하며 본격적인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13일부터 15일까지는 올림픽공원 연습 링크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16일부터는 경기가 열릴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공식 훈련을 갖는다. 김연아 등 한국 선수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함께 4조에서 공식 연습에 나선다. 최근 김연아의 대항마로 급부상한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와는 쇼트프로그램 전까지 공식 연습을 함께 하게 된다.
무서운 상승세의 신예 리프니츠카야는 12일(한국시간) 러시아 정부가 최고의 스포츠 영웅에게 수여하는 ‘공훈 스포츠 대가(大家·마스터)’ 칭호를 부여받으며 국가적 성원을 받고 있다.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리프니츠카야가 이번 올림픽에서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며 많은 팬들과 함께 그의 경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칭호 부여 사실을 공개했다.
다수의 해외 언론과 스포츠 베팅업체로부터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의 2연패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여왕은 흔들림이 없었다. 김연아는 “어떤 대회든 금메달 후보에 대한 얘기가 있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선수들도 인간이라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이겠지만 떨쳐버리고 제가 준비한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뿐”이라고 강조했다. 리프니츠카야를 향한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대해서도 “저도 이런 관중, 저런 관중 다 겪어봤다”면서 “밴쿠버 때도 제 팬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마음이 동요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