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3색 한국형 ‘프랑켄슈타인’ 기대되네… 개관 10주년 충무아트홀 3월 18일 창작 뮤지컬 공연
입력 2014-02-14 01:33
서울 충무아트홀이 2년여의 작업 끝에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 다음 달 18일 무대에 올린다. ‘위키드’ ‘고스트’ 등 라이선스 공연 중심의 뮤지컬계에 대형 창작품을 전면에 내세워 승부를 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충무아트홀은 ‘뮤지컬 한류’를 일으키겠다는 의지로 글로벌 아이템을 찾아 나선 끝에 영국 여성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최적의 작품으로 보았다. 따라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다.
이 작품이 탄생한 또 하나의 배경은 충무아트홀을 뮤지컬 창작의 성지로 만들고 싶다는 이종덕(79) 사장의 추진력이다. 이 사장은 1995년 예술의전당 사장을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사장을 역임, 공연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데 그 마지막 투혼을 한국형 뮤지컬로 잡은 것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김희철 총괄프로듀서는 “충무아트홀이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줘 자신감을 갖고 제작했다”며 “이제 한국도 라이선스 뮤지컬이 아닌 창작으로 세계 문화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능력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프랑켄슈타인’은 2014년 뮤지컬 시즌 시작을 알리는 블록버스터급 첫 작품이자 해외 시장을 향한 국내 시험무대여서 제작자와 뮤지컬 팬 모두 그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1∼2차 티켓 오픈에선 압도적 예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신이 되려 했던 인간, 인간을 동경했던 피조물을 다룬 이야기이다. 원작처럼 주인공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인조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전기 충격 등을 이용해 생명체를 탄생시킨다. 이 실험으로 인해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결과는 긴장감과 박진감을 극대화시키고 이는 무대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빼어난 연출 기법의 토대가 된다.
한국 뮤지컬 시장의 흥행작 ‘스위니 토드’ ‘지킬 앤 하이드’ ‘쓰릴 미’ ‘잭 더 리퍼’ 등이 스릴러였다는 점도 ‘프랑켄슈타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개성 강한 프랑켄슈타인 박사 역은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등 쟁쟁한 배우들이 맡았다. 철학, 과학, 의학 지식에 천재적 역량을 보이면서도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프랑켄슈타인의 내면이 이들의 연기와 노래에서 뿜어져 나온다. 유준상은 최근 미니 앨범 ‘준스’를 발매하고,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삼총사’ ‘잭 더 리퍼’ ‘그날들’이 대표작.
류정한은 몰입도가 뛰어나 ‘믿고 보는 배우’, 이건명은 ‘치열하고 치밀한 배우’로 불린다. 프랑켄슈타인의 든든한 조력자 앙리 뒤프레 역은 박은태 한지상이 연기한다. ‘삼총사’ ‘잭 더 리퍼’ 등을 무대에 올린 연출가 왕용범이 연출뿐 아니라 극본도 맡았다. 인조인간 탄생에 따른 윤리적 결과들이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되느냐가 작품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