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소치 17도 봄날씨… 황당한 겨울잔치

입력 2014-02-12 01:36

개막 5일째를 맞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더운 날씨 때문에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흑해 연안에 위치한 휴양도시 소치는 한국과 위도가 비슷한 데다 아열대성 기후여서 유치 당시부터 동계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우려가 컸다. 최근엔 16도까지 기온이 치솟아 스키와 스노보드 종목 선수들이 애를 먹었다. 스키 선수들은 작열하는 태양에 달아오른 스키복 온도를 낮추기 위해 옷 안에 눈을 집어넣기도 했다. 스노보드 선수들은 착지점의 눈이 녹아 물웅덩이로 변한 탓에 공중에서 내려와 지면에 닿을 때 애를 먹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전날 스키점프가 열리는 러스스키 고르키 점핑센터의 기온이 15도를 기록해 착지점의 눈이 녹자 경기를 중단하는 등 기온 상승에 따른 비상 운영 체제를 가동했다.

또 날씨가 더워지면서 문제가 없다던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최종 연습도 취소됐다. 여자 활강 선수들은 지금까지 네 차례 연습을 거쳤으며 메달 색깔을 가릴 최종 결선(12일)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연습에 나설 참이었다.

하지만 알파인스키 슈퍼복합, 회전, 남자 활강 등 앞서 다른 종목 경주가 이어지면서 로사 쿠토르 알파인센터의 코스 여러 곳이 움푹 파였다. 게다가 이날 소치 기온이 따뜻한 봄날씨와 비슷한 17도까지 치솟으면서 스키장의 눈이 전혀 단단해지지 않았고 일부는 녹아내리기까지 했다.

대회 조직위는 인공 눈을 많이 준비했다며 자신만만해하지만 기온은 더 오를 전망이어서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