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키우다 득음할 지경이라고요?… 임영주 박사의 우아하게 아들 키우기

입력 2014-02-12 01:32


아들 키우는 엄마들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딸 키우는 엄마들과는 목소리 톤이 달라질 정도란다. 딸은 말을 잘 듣고 아들은 잘 안 듣는 걸까? 유아교육 전문가 임영주 박사는 “여성인 엄마가 남성인 아들을 키우게 되니 성의 특성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아들과 딸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키운다면 목소리가 높아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최근 ‘큰소리 내지 않고 우아하게 아들 키우기’(노란우산)를 출간한 임 박사는 10일 전화인터뷰에서 “요즘 차이와 차별을 혼동해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양성성을 키워 준다고 아들과 딸을 똑같이 키우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임 박사는 여자아이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남자다움을 존중해주라고 당부했다.

임 박사는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은데, 특히 남자아이들은 더욱 많고 그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해 다칠 일이 많다”고 했다. 그럴 때 엄마들이 “너는 도대체 왜 그러니!” “하지마!” “안 돼!”라고 비난 조로 소리 지르는 것은 금물이란다.

임 박사는 안전과 관련된 문제에선 단호하게 얘기해야 하지만 이때도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엄격한 표정으로 낮은 목소리로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엄마가 목소리를 높이면 아들들은 무서운 분위기만 느끼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

“유아기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그대로 흡수하는데 아들은 그런 성향이 더 강한 편입니다. 아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더욱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아들이 TV 시청이나 게임 대신 책을 읽기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책을 들라는 것. 아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바란다면 아버지가 일찍 귀가해야 한다. 그래야 아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다.

“엄마는 아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이해 범주 안에 가두려고 합니다. 아들을 잘 키우겠다는 마음이 클수록 더 그러지요.”

그 결과 아들이 자라 사춘기에 들어서면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돼 더욱 멀어지게 된다. 그래서 아들 육아에는 아빠가 꼭 필요하다고. 엄마가 ‘손발 다 들었다’고 할 때 아들과 눈 맞추며 “뭘 어쨌다고 저러지?”라며 공감해주는 아빠가 있을 때 아들들은 무럭무럭 자란다고 임 박사는 말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