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고남저 기압+수증기, 영동 폭설 불렀다
입력 2014-02-11 02:32
10일 오전 현재 미시령의 적설량은 194㎝를 기록했다. 영동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집중되는 이유는 동해안의 지형적인 특성과 기압 배치에 기인한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북쪽 고기압, 남쪽 저기압’ 형태의 ‘북고남저’형 기압은 동해안 폭설에 영향을 준다. 겨울철 북동풍이 자주 부는 동해안에 찬고기압이 동해상까지 확장할 때, 남쪽에서 저기압이 들어올 경우 ‘북고남저’의 기압 배치가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기압 차로 인해 동해안에 강한 바람이 불게 되고, 바람이 공기보다 따뜻한 바다를 지나면서 대기 중 수증기를 머금게 된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동풍이 육지에 도달하자마자 평균 해발고도가 900m에 이르는 태백산맥의 찬공기를 만나게 되고 강제 상승해 강한 눈구름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같은 원인으로 강원도에는 하루 최고 92㎝가 넘는 눈(신적설)이 내리는 등 눈 기록을 자주 갈아치우고 있다. 울릉도를 제외한 내륙지역의 역대 최고 신적설은 대관령이 1위(92㎝)와 2위(90.3㎝)를 차지했다. 3위는 속초(89.6㎝)다. 이번에 내린 신적설량의 최고치는 북강릉으로 지난 9일 45.7㎝를 기록했다.
지난 6일부터 10일 오후 3시 현재까지 누적 적설량은 진부령 122㎝, 강릉 107㎝, 속초 73.5㎝, 대관령 70㎝ 등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미시령과 진부령의 경우 CCTV를 이용한 관측을 하기 때문에 오차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리면서 화물열차와 바다열차의 운행도 일부 중단됐다. 코레일 강원본부에 따르면 평일 4회 운행하는 강릉∼삼척 간 바다열차 운행이 10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태백·영동선 화물열차는 27회에서 4회로 감축 운행되고 있다.
강릉, 동해, 삼척, 정선, 고성, 양양 등 6개 시·군에서는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32개 동이 눈 피해를 입었다. 도는 계속되는 폭설로 피해조사가 지연돼 앞으로 피해규모가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동해안 6개 시·군 초·중·고교 166개 학교가 10일 임시 휴업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