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정보 유출사고 이후 부산한 은행들
입력 2014-02-06 01:32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은행들이 보안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느슨해진 내부 조직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외부에도 더 이상의 정보유출은 없을 것이라는 ‘선 긋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과도한 통제라는 불만도 나온다.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은 5일 ‘2014 상반기 부서장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정보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직원들의 정보보호 마인드 강화에도 신경써야 한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신한은행은 직원교육을 통해 외부저장매체를 통한 파일 저장을 금지하고, 메일로 고객정보가 포함된 파일을 발송할 경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우리은행도 앞으로 직원용 컴퓨터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고객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으면 이를 삭제하도록 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클라우드 시스템 방식을 이용해 개인 컴퓨터에 고객정보를 저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 중이다. 농협은행 역시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하고, 모든 은행 컴퓨터의 개인정보 취급 여부를 중앙에서 살펴볼 계획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고객정보보호본부를 신설했다. 더불어 하나은행은 첨부파일이 있는 이메일을 외부인에게 보낼 때 부·실·점장 승인은 물론 정보보호부의 승인도 받도록 절차를 추가했다.
직원들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업무 효율성 저하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실제 새로 바뀐 시스템 때문에 불편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첨부파일 관련 메일 발송 규정을 강화했던 한 시중은행은 수신자 컴퓨터 환경에 따라 파일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사례가 잇따르자 당분간 예전 시스템을 함께 이용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정보보호는 중요하지만 보안강화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아져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일할 때마다 감시받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