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시대, 패러다임을 바꾸자-⑤ 3% 성장시대의 경제생활 패턴] 저금리 수익 내려면 세제 혜택 고려하자
입력 2014-02-06 02:31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추신수는 7년간 1억4000만 달러(약 1473억원)를 제시한 뉴욕 양키스 대신 같은 기간 1억3000만 달러(1379억원)를 부른 텍사스 레인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양키스타디움보다 레인저스볼파크의 우중간 공간이 넓어 더 많은 2루타를 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 “텍사스 선수층을 보면 추신수가 좌익수와 우익수로도 출장할 수 있다.” “뉴욕의 번잡한 삶이 추신수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 많은 근거에도 불구하고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고사한 추신수의 선택은 논란거리였다.
사람들은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보라스코퍼레이션이 계산서 한 장을 내놓자 고개를 끄덕였다. 텍사스는 뉴욕과 달리 주 소득세가 없어 세금 측면에서 혜택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텍사스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시애틀과 휴스턴도 해당 주를 방문해 돈을 버는 노동자에게 세금을 매기지 않았다. 보라스코퍼레이션은 “레인저스의 1억3000만 달러는 양키스의 1억4800만 달러와 같은 효과”라고 발표했다.
추신수의 ‘절세’는 은행 예적금 금리가 연 3%를 밑도는 저성장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으로도 회자된다. 5일 미래에셋증권 강남센터지점 장희영 프라이빗뱅커(PB)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고액 연봉보다 세후 소득이 중요해진 사례”라며 “저성장의 난제 앞에서는 절세로 숨은 수익률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서동필 연구위원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안정형 상품 대부분의 실제 금리가 제로 수준”이라며 “저금리라도 수익을 내려면 세제 혜택 고려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서 연구위원은 세(稅)테크에 적합하고 베이비부머의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을 꼽았다. 서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금융상품의 세제 혜택들을 제거하는 중이지만 연금형 상품에는 아직 남은 혜택이 많다”며 “2억원까지 비과세가 가능한 즉시연금, 납입 보험료 중 400만원이 공제 대상(최대 48만원)인 세제적격 연금저축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 PB는 고소득층의 해외 주식 투자와 관련한 절세 전략을 소개했다. 자신의 소득세 과세표준 기준이 4600만원 초과(연소득 약 6000만원·소득세율 26.4∼41.8%) 구간에 있다면 해외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해외 주식의 양도소득은 단일세율 22%로 과세된다.
만일 이들이 간접투자를 하고 싶다면 랩어카운트(Wrap Account)를 통하는 것이 유리하다. 랩어카운트를 통한 해외 주식 간접투자는 연 수익 중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250만원을 초과한 수익은 양도소득세 22%만 물면 된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 매매차익, 배당금 수익, 환차익 등에 대해 자신의 소득세율만큼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과 비교해 이로운 셈이다.
세테크에 관심을 쏟는 한편 저성장 시대엔 투자자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단순 구조의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KDB대우증권 김희주 상품개발실장은 “생소한 지역과 상품에 투자하는 복잡한 파생결합상품은 저성장 리스크가 크다”며 “주식과 채권 비율을 고정시키는 등 간단한 원칙대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친숙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적립식 펀드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