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카드 기능 뺀 학생증 발급하기로
입력 2014-01-24 07:25
서울대는 23일 농협 체크카드 기능이 탑재된 학생증 ‘S-카드’ 대신 금융정보를 일체 배제한 학생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에서 체크카드 겸용 학생증 때문에 학생들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컸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국민일보 1월 22일자 8면 보도).
학생처는 이날 학생들에게 ‘계좌 정보와 체크카드 기능을 뺀 일반 ID 학생증 발급을 재개했다’는 안내 메일을 보냈다. 희망하는 학생들은 S-카드 발급을 대행하는 농협 지점에서 자신의 금융정보를 삭제한 뒤 일반 학생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다. 재발급 수수료는 농협이 부담키로 했다.
학생처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체크카드 학생증 때문에 피해가 컸다는 지적에 따라 과거 사용하던 일반 학생증을 다시 발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체크카드 기능이 없는 일반 학생증 발급을 전면 중단한 상태였다.
농협은 2012년 서울대와 ‘체크카드 학생증’ 발급 계약을 체결하며 향후 5년간 75억원을 발전기금으로 내겠다고 제안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내에서 학생들이 편하게 결제할 ‘스누머니’(충전식 전자지갑)를 도입하려고 농협 계좌와 연동된 체크카드 학생증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렇게 대학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면 미래 고객을 확보하고 카드 수수료도 챙길 수 있어 그동안 경쟁적으로 학생증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학 입장에선 은행이 학생증 발급을 대행해줘 비용을 아끼고 발전기금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서울대와 농협은 그 과정에서 정보 보안에 소홀했던 탓에 S-카드 대신 구식 학생증을 다시 만들게 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