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와 북한의 절묘한 묘사… 재미 한인화가 채진주 씨, 독특한 작품 전시회
입력 2014-01-24 01:34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초코파이를 소재로 미국 뉴욕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한인 화가의 전시회가 화제가 되고 있다. 홍익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미술을 전공한 채진주(31) 씨가 주인공이다. 채씨는 지난 8일부터 뉴욕 맨해튼 줄리 메네레 미술관에서 ‘초코파이로 만든 북한’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에 초코파이를 먹고 있는 영화배우 송강호의 사진, 노동신문 1면 정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초코파이 그림, 코카콜라 캔 디자인을 활용한 초코파이 봉지 등이 그가 만든 작품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노동신문과 초코파이를 결합한 이유가 뭘까. 채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할 때 학교 측이 구독하던 노동신문을 우연히 보고 북한을 접하게 됐다”며 “그러다 세간에 화제가 됐던 북한 개성공단의 초코파이가 연상됐다”고 했다.
그는 “남한에서 초코파이는 단돈 25센트에 살 수 있지만 북한에서는 암시장에서 10달러에 거래된다”며 “초코파이가 북한에서 일종의 화폐 구실을 하고 있으며 폐쇄된 북한에서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초코파이라는 영문 글자를 미국의 자본주의로 상징되는 ‘코카콜라’를 연상하게끔 표현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에서 배우 송강호가 초코파이를 먹는 장면도 작품에 활용했다. 아울러 모든 작품은 초코파이라는 상징을 감안해 기존 물감 대신 초콜릿만 사용했다.
채씨는 “초코파이가 북한과 남한의 연결고리로서 역할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한국인으로서 북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의식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