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바닥을 치고 일어서라

입력 2014-01-24 01:40


유년시절 방죽에서 멱을 감던 우리들은 다이빙을 즐겨했다. 우리의 키만큼 깊은 바닥에 손이 닿으면 바닥을 밀고 그 힘으로 수면으로 올라왔다. 다이빙은 잠수가 목적이 아니다. 올라오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태풍으로 주택 가옥이 파괴되고 경작지가 유실되고 축사가 다 무너진 폐허의 아침. 절망에 사람도 주저앉고 가축도 집단으로 죽고 매몰된 곳에서 수탉은 비에 젖고 진흙투성이 된 몸으로 일어나 “꼬끼오∼”를 외치며 새벽을 깨운다. 수탉은 절망 속에 있던 새벽을 깨워야 하는 사명이 있다.

바닥은 더 내려갈 수 없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요, 새 출발의 거점이고 주저앉아도 주저앉을 수 없는 출발의 길이 열려진 거점이다. 바닥에 주저앉고 포기하는 것은 소극적이고 부정적이고 불신앙으로 가득 차 절망하는 사람의 선택이다. 그러나 두 주먹 쥐고 새로운 소망을 갖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일어서는 것은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신앙인의 선택이다.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고 지금도 오고 있다. 그런 기대감 때문에 믿음의 자녀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새 힘이 생기는 것이다.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