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윤리적 책임 있는 기업 상품 구매하라
입력 2014-01-24 01:36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프랑크 비베(열린책들·1만3800원)
“삼성은 이제 사업적으로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거물 중 하나가 되었다. 삼성의 윤리 프로필은 조만간 더 뚜렷해져야 할 것이다.”
독일경제지 ‘한델스블라트’의 뉴욕 특파원이자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삼성전자에 내린 윤리적 평가는 다소 유보적이다. 저자는 보고서 형식을 택한 이 책에서 글로벌 기업 50개의 윤리 프로필을 싣고 있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기업 평가 자료와 자신만의 독특한 평점체계를 바탕으로 별점을 곁들여서. 마치 음식점에 별점을 주는 미슐랭가이드처럼. ‘애플의 추격자’란 부제를 단 삼성전자에 대한 평점은 별 5개 만점 중 3개다. 별 5개를 받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유일하다. 기업이 아니라 재단에 대한 평가라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저자는 이 윤리보고서가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영향을 끼치길 바란다. 중국의 오염된 하천,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방글라데시의 주민들, 바다에 가라앉고 있는 몰디브, 아프리카 아이들의 노동…. 이런 현상에 대해 윤리적 책임이 있는 기업의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기업들은 좀 더 윤리적인 기업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한 사람이 구매 태도를 바꾼다고 해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힘을 합친다면 가장 거대한 권력이 될 수 있다고 소비자들에게 속삭인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