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서울서 자라는 나무와 인간 삶 이야기
입력 2014-01-24 01:40
서울의 나무, 이야기를 새기다/오병훈(을유문화사·2만원)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라는 가수 이용의 ‘서울’이라는 노래도 있지만 서울 곳곳에는 뜻밖에도 수령 수백 년의 노거수들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명륜동 문묘 앞에 있는 두 그루 은행나무는 높이 25미터, 둘레 7.5미터에 이른다. 경운동 운현궁의 늙은 감나무 두 그루엔 고종황제가 어린 시절 홍시를 따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감나무가 100년이 되면 1000개의 감이 달린다는 말이 있듯 황실에서 자손발복을 기원하는 의미로 감나무를 심었을 가능성이 크다.
북벌을 준비하던 효종은 우이동 계곡에 벚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이는 활을 만드는 재료 중의 하나가 벚나무였기 때문이다. 뽕나무도 활을 만드는 데 중요한 재료여서 태종은 뽕나무 거목이 자라는 숲을 봉산(封山)으로 지정해 함부로 베지 못하게 했다. 한국수생식물연구회장인 저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을 바로잡기도 한다. 서울의 마로니에공원엔 정작 마로니에가 없다. 우리가 흔히 마로니에로 알고 있는 나무는 사실 일본에서 건너온 칠엽수이다. 동요에 자주 등장하는 아카시아도 사실 아까시나무라 불러야 한다. 진짜 아카시아는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수종이라 우리나라에서는 노변에서 잘 살지 못한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44종의 나무들에 대한 탐목기.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