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47곳 항공기 1000대 시대… 저비용 항공사들 亞·太 하늘길 경쟁

입력 2014-01-21 01:32


아시아·태평양 지역 하늘에서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의 고공비행이 계속되고 있다. 항공기 대수만 1000대에 이른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배 정도 많은 10개 회사가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어서 향후 국적사와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항공 컨설팅 업체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가 20일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 47개 LCC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992대로 곧 10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지역에서의 전체 항공기 대수가 약 6800대인 점을 감안하면 항공기 대수 기준 LCC 비중은 15% 정도다.

47개 LCC 중 절반에 가까운 23개 회사는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한·중·일이 포함된 북아시아에는 16개의 LCC가 있고 나머지는 남아시아(6개), 호주(2개)에 분포하고 있다. 항공기 보유 대수에서도 동남아 기반 LCC의 보유 대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으로 이는 동남아 지역의 높은 LCC 점유율의 영향이다. 지난해 기준 북아시아 지역의 LCC 점유율이 9% 정도인 데 비해 동남아 지역의 LCC 점유율은 58%에 이른다. 올해 신설될 예정인 LCC도 태국, 홍콩 등 동남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LCC가 성장을 지속하면서 국내 항공사도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지역 LCC가 늘어 경쟁이 격화되면 국내의 경우 LCC보다 대형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가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북아시아 지역은 LCC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LCC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대형 항공사들이 LCC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항공권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어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차별화 전략을 통해 LCC에 대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하늘 위 특급호텔’로 불리는 A380을 처음 인도받아 미주노선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한다. 대한항공 역시 새 기내식을 선보이는 등 서비스에서 차별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자회사인 LCC를 통한 시장방어 노력도 계속한다.

국내 LCC는 당장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외국 LCC의 국내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에 법인 설립을 시도하고 있는 에어아시아그룹처럼 몸집이 큰 동남아 기반 LCC의 진출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변국의 잇따른 LCC 지원 방침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일본이 LCC 전용 터미널을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데 이어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자국 LCC 육성에 힘을 쏟으면서 인접 노선에서의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LCC 성장의 주요 열쇠를 중국 노선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중국이 자국 항공사를 집중 육성키로 하면서 국내 LCC도 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